엎친 데 덮쳤다‥시름 깊어진 가상통화 채굴업체

가상통화 가격 하락으로 채굴업체들 줄도산…각종 혜택도 축소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500만원 밑으로 떨어지는 등 가상통화(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채굴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자금난에 파산을 신청한 곳이 속출하고 있고 채굴기기를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곳도 부지기수다. 게다가 각 나라에서 채굴업체에 주던 전기료 등의 혜택은 줄고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를 준비해야 할 채굴업체들 입장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최근 영국 인디펜던트는 파산하거나 채굴을 잠정 중단하는 업체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가상통화 가격 하락으로 채굴을 계속해도 전기료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이달 들어 미국의 채굴업체 기가와트가 파산을 신청했다. 이곳은 미국 톱5의 채굴업체로 꼽혔지만 가상통화 가격이 속절없이 떨어지며 불어온 한파를 견디지 못했다.또 중국 현지 가상통화 전문매체 8BTC는 채굴기기를 헐값에 처분하는 업체들이 늘고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통화 가격이 급락하면서 채산성이 줄자 사업을 아예 접는 곳이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 신장과 내몽골 지역의 중소 채굴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쳐 일부 채굴장비는 기존 판매가의 5%에 불과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현재 킬로와트당(kWh) 6센트에 불과한 중국내 전기료도 내기 힘든 채굴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홍콩의 채굴업체 솬리토우는 열흘 간 채굴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가격으로는 채굴을 하면 할수록 손해라는 이유에서다.이런 상황에서 노르웨이 정부는 그동안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에게 제공하던 전기료 보조금을 없애기로 했다. 노르웨이는 대규모 비트코인 채굴업체에도 다른 전력 집약적인 산업과 동일한 전기료 할인을 적용해 비트퓨리 등의 글로벌 채굴업체들이 진출한 바 있다. 라스 할트브레켄 노르웨이 의회 대변인은 "더이상 가상통화 채굴업체에게 막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없다"며 "채굴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전세계적으로 온실가스를 방출하고 있다"고 했다.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반감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반감기는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높이는 장치로 말 그대로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말한다. 2009년 첫 등장 이후 비트코인은 두 번의 반감기를 거쳐 지금은 한 블록을 채굴할 때 12.5개의 비트코인을 보상하고 있다. 대략 4년마다 반감기를 겪는 것으로 보이는데 가장 최근 반감기는 2016년 7월이었다. 다음 반감기는 2020년 6월께로 예상된다. 이 시기를 지나면 블록당 6.25개로 보상이 줄어드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점점 채굴 난이도가 어려워지고 반감기를 거치면서 채굴 원가가 증가하면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지만 채굴업체들 입장에서는 당장 생산량이 절반으로 뚝 떨어지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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