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중소형’이 끌어내렸다‥‘대형’ 주도 집값 조정 법칙 깨지나

대책 前 급등했던 중소형
규제 여파 하락압력도 커
갭투자 수요도 한풀 꺾여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이후 3주째 이어지는 서울 강남 집값 하락세를 중소형 아파트가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하락기엔 실수요층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보다 중·대형을 중심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조정된다는 부동산 투자자들의 오랜 믿음과는 다른 양상이다.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최근 3주 새 0.2% 하락했다. 다른 규모와 비교했을 때 하락 폭이 가장 크다.같은 기간 강남 4구 전체적으로는 아파트 가격이 0.1% 하락했다. 규모별로는 전용 40㎡ 이하는 0.1% 상승했고, 40㎡ 초과~60㎡ 이하는 보합세를 기록했다. 하락세를 보인 85㎡ 초과~102㎡ 이하와 102㎡ 초과~135㎡ 이하, 135㎡ 초과는 0.1% 하락했다. 중소형 아파트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강남 4구의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1주택 이상 보유자의 추가 주택 구매 시 대출을 제한한 9·13 대책의 영향이 크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대책 발표 후 6주 만인 10월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매매 가격이 전주 대비 일제히 . 이 하락세는 3주째 계속되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강남 3구의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대출 규제 등을 담은 9·13 대책과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강화,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효과가 맞물린 결과”라며 “서울 주간 아파트 가격도 2017년 9월2주 차에 상승 전환한 후 60주 만에 보합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통상 아파트 가격 하락기에는 상대적으로 비싸고 수요가 적은 대형 아파트의 하락 폭이 더 크다. 감정원 통계를 보면 집값 대세 하락기로 꼽히는 2012년 하락 폭이 가장 큰 아파트 규모는 전용 135㎡ 초과로 8.8%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용 40㎡ 초과~60㎡ 이하는 -5.5% ▲60㎡ 초과~85㎡ 이하는 -6.3% ▲85㎡ 초과~102㎡ 이하는 -6.1% ▲102㎡ 초과~135㎡ 이하는 -7.7% 등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침체기에는 아파트 규모가 클수록 하락 폭도 컸던 셈이다.하지만 이번 9·13 대책 후 강남권의 아파트 가격 하락 압력은 중소형 아파트에서 거셌다. 우선 그만큼 상승 폭이 컸기 때문이다. 강남 4구 평균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6.6%, 올해(1~9월) 10% 오르며 1년9개월 동안 총 17.3% 뛰었다. 이 중 중소형(전용 60㎡ 초과~85㎡ 이하)은 지난해 8.2%, 올해 9.4% 등 총 18.4% 급등했다.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던 것이다.또 다른 영향으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와 1주택 이상 보유자 대출 규제 등의 각종 규제와 전세가율 하락 등이 꼽힌다. 중소형에 집중됐던 갭 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 이다.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강력한 여신 규제에 전세 가격 안정에 따른 전세가율 하락으로 투자금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서울 집값 상승률도 둔화 추세여서 갭 투자의 이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 같은 분위기는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강남 집값 하락세의 또 다른 축은 준공 5년 초과~10년 이하와 20년 초과 아파트다. 강남 4구의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는 최근 3주 새 0.3%, 20년 초과는 0.2% 하락했다. 지은 지 5년이 지나 새 아파트의 매력이 점차 떨어지고 재건축까지는 기간이 많이 남은 아파트가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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