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 백신에 '수은' 꼼장어, 믿을 수 없는 보건당국에... 정부신뢰도 고작 '36%'

(사진=게티이미지)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아이가 태어나 4주 이내에 맞는 필수 예방 백신 중 하나인 결핵백신 BCG에서 과거 독살에 자주 사용하던 맹독물질인 비소가 검출됐다는 소식에 엄마들의 공포와 분노가 커지고 있다. 올해는 지난 5월 터졌던 '라돈침대' 사태에 따른 '라돈포비아' 이어 꼼장어 등 수산물에 다량함유됐다는 '수은' 공포증, 여기에 비소 백신사태까지 터지면서 보건당국에 대한 신뢰도가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국민들의 정부신뢰도는 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식품의약안전처는 7일부터 일본에서 수입된 '경피용건조BCG백신' 중 일부에서 독성물질인 비소가 기준치의 최대 2.6배까지 검출돼 해당 제품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해당제품은 지난 2016년 하반기 이후 수입된 것으로 시중에 이미 14만여개가 유통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출된 비소는 1일 허용량의 38분의 1 수준에 그쳐 인체에 해를 끼치진 않는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설명이었지만, 아이에게 해당 백신을 접종시킨 부모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의 예방접종 도우미 사이트는 마비됐고, 수십건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도 올라왔다.그나마 식약처의 BCG 백신 회수가 시작된 것은 일본 후생노동성이 늑장 공표한 이후에 시작돼 더욱 논란이 일었다.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언론들에 의하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8월9일 문제가 된 백신의 비소 검출 보고를 제조사로부터 받은 후, 제품 출하를 중단시켰고, 공표를 3개월 후에 해 논란이 일었다. 문제 파악조차 못했던 우리 식약청보다 그나마 제품출하는 빨리 막은 셈이다.

라돈침대 사태 당시 전국에서 수거돼 당진항 야적장으로 옮겨진 침대 매트리스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올해는 지난 5월 '라돈침대' 사태 이후 각종 생활용품들에 대한 건강 공포증이 크게 늘어났다. 당시 방사성 물질 라돈이 일부 브랜드 침대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에 주무부처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관련 대책에 나섰지만, 소비자불안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불안해진 소비자와 시민단체들이 개별 조사업체에 정밀조사를 의뢰, 침대 뿐만 아니라 마스크, 생리대, 베개, 기능성 속옷, 온수매트 등 다양한 생활제품에서 라돈이 검출됐다. 라돈포비아가 확산되면서 기준치 이하의 검출에도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지만, 정부의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다.

지난 3월 흔히 꼼장어라 불리는 '먹장어'에서 허용치인 kg당 0.5mg에 근접한 0.495mg의 수은이 검출됐다는 국립수산과학원 연구 발표 이후 수산물에 대한 '수은포비아'가 한동안 수산물 소비를 침체시켰다.(사진=아시아경제DB)

지난 3월 수산물, 특히 꼼장어라 불리는 '먹장어'에서 다량의 수은이 섭취됐다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연구결과가 공표되면서 수산물 전반에 대한 '수은포비아'가 퍼지기도 했다. 해당 연구는 국립수산과학원 식품위생가공과 연구팀이 2016년 1월부터 6월까지 부산 공동어시장에서 구입한 수산물 41종을 대상으로 수은과 메틸수은 함량을 분석한 결과였다. 분석 결과 먹장에서 1kg 당 0.495mg의 수은이 검출됐다. 이는 국내 잔류 허용기준인 1kg당 0.5mg 이내의 수치이긴 했지만, 역시 수은중독증을 일으키는 맹독물질로 알려진 수은이 나왔다는 소식에 수산물 소비가 일시적으로 주는 등 공포심이 확산됐다.이처럼 의약품은 물론 생활용품과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각종 유독성 물질들이 검출되며 공포심리가 커지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신뢰도도 좀처럼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지난 6일 열린정부파트너십(OGP) 아태지역 분과회의에서 발표한 '정부신뢰도 변화 추이 및 주요 결정요인' 보고에 의하면, OECD의 정부신뢰도 조사 결과 우리나라 정부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국민비율은 36%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박근혜 정부 탄핵사태 이후 24%로 떨어진 것이 상승한 수치이긴 하지만, 룩셈부르크(74%), 노르웨이(72%), 일본(41%)은 물론 OECD 국가 신뢰도 평균인 45%에도 못미치는 수치였다.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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