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중국서 방미성과 공유 때 추가 협의 과정서 돌발변수 생길 수도북·중·러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상하이 협력기구 정상회의' 예의주시
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김영철(왼쪽)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대통령 집무실을 나서며 트럼프 대통령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이설 기자] 6·12 북·미 정상회담의 전초전인 고위급 협의를 마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3박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김 부위원장은 곧 북한으로 돌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한다.김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80분간 면담하고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는 등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 면담 이후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언급하지 않는 등 북한 비핵화 방식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미 협상의 난제였던 북한 비핵화 방식을 두고 양국이 접점을 찾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아울러 6·12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개최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어떻게 응답하느냐가 향후 정국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의견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발언을 했기 때문에 협상은 일괄타결로 하되 방식은 단계적이나 패키지 방식으로 갈 수 있다"며 "2년 이내 핵심적인 비핵화가 완료돼야 하니 일괄타결로 가되 북한이 요구했던 부분을 부분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이에 북한이 3, 6개월 등 짧은 기간 안에 핵탄두 반출 등 주요 조치를 하고 미국이 곧장 보상을 하는 단계적이면서 일괄 타결의 속성을 지닌 프런트 로딩 방식(front loading·선(先)비핵화 중대 조치)이 주목받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완전하게 서명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미국이 일괄적 해법으로 갈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도 "향후 6개월 안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량 폐기라든가 너무 많은 걸 드러내는 걸 요구할 경우에는 다시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북한이 체제 안전 보장에 앞선 비핵화 조치를 수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동의하면 불가능한 것은 아닌데 북한이 할지는 모른다"면서 "프런트 로딩 방식으로 간다면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더라도 그렇게 협의했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선전전에 또 다른 승리를 안겼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CNN은 북한을 강력하게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두고 이란보다 약한 핵 합의를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사실상 더 쉬운 핵무기 패스(pass)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김 부위원장이 중국에서 하루 머물며 방미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미국 방문을 위해 지난달 29일 중간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해 1박을 하면서 중국 측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북·중 간의 추가 협의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한미는 6·12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오는 6~9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중·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두 차례의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태도가 변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이설 기자 sseo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부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정치부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