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元 '현직 대통령 첫 4·3 추념식 방문' 발언 따져보니

盧, 2006년 4·3 위령제 참석…'반은 맞고 반은 틀려' 가까워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의 제주 4·3 사건 추념식 관련 발언을 놓고 정가에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의 추념식 방문이 이뤄진다면 역사 상 첫 현직 대통령이 방문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는 발언 때문이다.원 지사는 2일 오전 MBC '양지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의 4·3 추념식 방문이 이뤄진다면) 9년 만이 아니라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오시는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원 지사는 다른 전직 대통령의 4·3 추념식 방문과 관련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4·3 추념식은 아니었지만 제주 방문 당시에 국가원수로서 공식사과를 하셨다"고 부연했다.원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fact)에 부합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사실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에 가깝다.우선 현직 대통령이 4·3 관련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노 전 대통령이 4·3 사건 '위령제'에 참석한 바 있는 까닭이다.노 전 대통령은 12년 전인 2006년 4월3일 제58주기 제주 4·3 사건 위령제에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추도사를 통해 "무력충돌과 진압의 과정에서 국가권력이 불법하게 행사됐던 잘못에 대해 제주도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추념식'으로 한정할 경우 원 지사의 발언에는 큰 무리가 없다. 박근혜 정부 시절 4·3 추념식에는 박 대통령 대신 정홍원·이완구·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참석해 추도사를 했다.하지만 4·3 위령제가 정부 주관의 추념식으로 격상돼 치러진 것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2014년이 처음이다. 재임기간이 2014년 이전이었던 고(故)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노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추념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제주 정가에서는 원 지사의 발언을 놓고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예비후보는 논평을 내고 "원 지사가 4·3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줬다"고 했고, 같은 당 김우남 예비후보도 "추념식 때 대통령을 맞이할 제주도지사로서의 자격을 갖추고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원 지사 측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3일 "(원 지사가) '추념식' 차원에서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라고 언급한 것"이라며 "라디오 인터뷰의 특성상 부가적인 설명이 빠지다보니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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