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당 2억원 넘는 마오타이, 북중 정상 만찬에

中 네티즌들 “혈세로 너무 지난친 사치”…“보도 통한 브랜드 노출도 시장경쟁에 불공정한 일”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환영 만찬. 오른쪽에서 대기 중인 한 남성 종업원의 양손에 병당 2억원을 호가하는 마오타이(茅台)주가 들려져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 만찬에 병당 2억원이 넘는 최고급 마오타이(茅台)가 등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자유아시아방송(RFA) 중문판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 위원장의 만찬 테이블 옆에서 한 남성 종업원이 양손에 각각 한 병씩 마오타이를 들고 대기 중인 사진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전했다.누리꾼들이 종업원 손에 들린 사진을 확대해보니 마오타이 가운데서도 최고로 평가 받는 아이쭈이(矮嘴ㆍ작은 주둥이) '장핑(醬甁)' 브랜드로 드러났다.중국 온라인에서 540㎖ 들이 장핑 한 병은 128만위안(약 2억1700만원)을 호가한다. 장핑은 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생산됐던 희귀주로 마오타이 수집가들 사이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생산된 양이 매우 적은 데다 황갈색의 독특한 병 디자인으로 같은 기간 중 생산된 다른 마오타이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중국 측이 전격 방중한 김 위원장에게 만찬에서 2억원을 호가하는 마오타이까지 내놓았다면 최상의 대우와 의전을 제공했다는 뜻이다.초고가 마오타이 두 병에 관한 논란은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微信ㆍ웨이신)'에서 특히 활발하게 진행됐다. '마오타이'라는 단어는 당국의 검열 대상인 민감한 키워드로 분류되지 않았기에 누구든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왕씨'라는 네티즌은 "저녁 식사에 혈세를 지출하다니 너무 사치스러운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했다.후베이(湖北)성의 인터넷 작가 두다오빈(杜導斌)은 "외국 정상을 위한 연회장에 고급 마오타이가 나오는 것은 심하게 질책할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병당 128만위안짜리 술이라면 문제"라고 지적했다.두 작가는 "이번 연회에 사용된 브랜드가 공개입찰을 통과한 것인지 의문시된다"며 "공개입찰을 통하지 않은 것이라면 시장경쟁에 불공정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해당 주류업체가 광고홍보 차원에서 이 술을 무료로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두 작가는 "이런 유의 광고를 금해야 한다"며 "국가 만찬 보도를 통해 브랜드가 노출되는 것은 객관적으로 시장경쟁에 불공정한 일"이라고 비난했다.후난(湖南)성의 천이쉬안(陳以軒) 변호사는 이번 만찬의 비용과 지출 내역 정보를 공개하라고 29일 국무원에 요구했다.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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