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잡을 묘책은…]재건축 연한 연장 통할까

재건축 이슈로 준공 30년 된 아파트값 천정부지40년 연장될 경우 재건축 사업 늦어질 가능성

서울 강남권 한 재건축 아파트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30년에서 40년으로'.강남 집값 급등세를 잡을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재건축 허용 연한 연장'안(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건축 연한과 안전진단에 대한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서울 일부 지역은 또 다시 들썩이는 분위기다.김 장관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가좌행복주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건축은 구조 안전성에 문제가 없음에도 사업 이익을 얻기 위해 사회적 자원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성이나 내구연한 등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현재 재건축이 가능한 아파트 연한은 준공 30년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9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40년이던 것을 30년으로 단축시킨 것이다.재건축 상한이 40년으로 연장될 경우 30년을 갓 넘은 아파트들의 재건축 사업은 10년 이상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30년이 되는 서울의 아파트는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2차, 노원구 상계동 주공 6 ·9단지,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등이다.재건축 사업이 가능해지면서 이들 아파트는 새해 들어 가격이 크게 뛰었다. 지난해 2월 10억원대(전용면적 136㎡)에 실거래된 올림픽훼밀리타운의 경우 올해 들어 재건축 이슈 등으로 관심을 받으며 12억8000만원까지 실거래가가 뛰었다. 올림픽선수기자촌 역시 전용 100㎡도 작년 1월 10억~11억원대에 거래됐지만 지난 1월 15억원대에 팔렸다.해당 단지 주민과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연한 연장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압구정동 미성2차를 보유하고 있다는 한 주민은 "작년에 30년 연한을 채워 재건축되면 들어가서 살고 싶었다"면서 "10년을 더 기다릴수도있다니 악재인 것 같다"고 말했다.상계동 주공9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40년 연한 관련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큰 동요는 없다"면서 "재건축 투자이익이 당장 실현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정부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남의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고 일부 판단, 재건축 연한 연장 및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을 통해 재건축 기준을 보다 깐깐하게 만드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실제로 연한 강화가 현실화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강남 등 주요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오름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 압구정동 미성2차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 쪽에서 재건축 연한 연장에 대해 말했으니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재건축이 당분간 묶이기 때문에 (집값이)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그러나 이 같은 규제를 강화할 수록 당초 의도와는 다른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을 따른다면 강남으로 진입이 가능한 제대로 된 물량은 더욱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재건축을 억제하면 강남의 공급 물량은 줄어들고, 이렇게 되면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면서 "정책은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얘기가 왜 나오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재건축 연한 등 결정되지 않은 내용으로도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시장에 명확한 시그널을 줘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들어 지속적으로 불안감을 키우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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