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ㆍ권재희 기자]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에도 '강남 불패' 신화가 깨지지 않는 것은 서울 강남이 단순히 부동산시장 차원을 넘어서 한국의 경제ㆍ사회ㆍ문화적인 측면의 요소들이 집약적으로 작용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시장을 잡기 위한 1차원적인 정책으로는 강남 집값을 잡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달 30일 14억2000만원에 실거래가 신고됐다. 역대 최고가다. 직전 최고가인 지난 7월 13억8000만원에서 3개월 만에 4000만원(2.9%)이 오른 것이다. 지난달 26일 35층 재건축안 통과 결과 발표가 집값을 띄운 요인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도 최근 전용면적 82㎡가 역대 최고가인 17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파악됐다. 8ㆍ2 대책 이후 세달 만에 2억5000만원가량 뛰었다. 최근 급매로 나온 매물도 모두 17억원대를 넘어서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과 도곡동 일대 아파트들도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도곡렉슬 전용면적 84㎡는 8ㆍ2 대책 전 13억~14억원 선에서 거래됐으나 대책 이후 15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졌다. 최근에는 16억원대 매물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압구정 현대4차 역시 전용면적 117㎡(4층)가 지난 6월 28억원에 실거래 신고됐으나 지난달 1층 매물이 30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4개월 만에 2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강남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는 "거래절벽이라는 게 매물이 없어서 거래가 많지 않은 것뿐이지 매물이 나오기만 하면 바로바로 최고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의 집값이 이처럼 뛰고 있는 것은 8ㆍ2 대책 후 안전자산이란 인식이 강해져서다.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바로 집값이 움찔하는 지역과 달리 강남은 잠깐 주춤한 뒤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번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란 게 강남 투자자들의 시각이다. 일종의 학습효과인 셈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8ㆍ2 대책 이후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다 보니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현재 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그는 이어 "투기지역에서 집을 팔 때 세율이 최고 55%까지 올라가니 누가 집을 팔겠냐"며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로 팔 수 있는 매물이 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8ㆍ2 대책이 효과가 없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강남을 비롯한 서울 일부 지역의 경우 공급 확대 대책이 다양하지 않은 데다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시장은 다주택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렸다는 관측이다. 함 센터장은 "주거복지 로드맵에 다주택자들을 임대사업자로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 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기면 다주택자들이 보고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며 "내녀 4월 양도세 중과 전에 집을 팔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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