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발언에 희비 엇갈리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9월 18일 열린 산업통상자원부-반도체 디스플레이업계 간담회에서 백운규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역대 산업부 장관 중에서 반도체를 가장 잘 이해하시는 분이다. 앞으로 반도체 협회를 적극 지원하시겠다고 약속을 해주셨다."박성욱 한국반도체협회장(SK하이닉스 대표 부회장)은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10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던 만큼 참석자들은 박 협회장의 발언에 크게 고무된 표정이었다. 백 장관은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반도체 회사에서 말하는 인력 부족, 연구개발비 부족 등을 (정부가)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는 삼성전자의 평택공장 전력문제 등 기업이 느낄 수 있는 모든 니즈를 선제적으로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백 장관은 '디스플레이, 배터리 분야 소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왜 반도체 분야 소위원회는 없냐'는 질문에는 "모든 산업군에서의 기술유출을 우려하겠다"며 "반도체 분야도 필요하면 (구성하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동안 산업부는 기술 유출을 우려해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분야 소위원회를 구성한 것과 달리 반도체 분야는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소위원회가 기업의 해외 투자를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10회 반도체의 날'행사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자관(가운데)가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원다라 기자)

백 장관이 반도체 분야 소위원회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반도체 업계에선 "걱정없다"는 반응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소위원회의 경우 디스플레이 분야 전문가보다는 백 장관과 같이 반도체 연구를 했던 한양대 출신으로 채워졌다"며 "백 장관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분야 기술고문을 지낸 만큼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말했다. 반면 디스플레이 업계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백 장관은 이날 LG디스플레이 중국 공장 승인, 디스플레이 소위원회 진척 상황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백 작관은 "LG디스플레이 중국 공장 승인이 어떻게 돼 가나", "3차 소위원회 개최가 마지막인가" 등에 대해서 "2차 소위원회 회의까지 보고 받은 것이 전부고 그 이후는 보고 받은 바 없다", "죄송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공장 건설건이 서둘러 마무리돼야 하는 상황에서 산업부가 소위원회의 절차를 이유로 결정을 미룬데 대해 디스플레이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비춰보면 백 장관의 인식이 너무 안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모두 한국 핵심 수출 품목인데 백 장관이 LG디스플레이 중국 공장 승인은 소위원회를 통해 막는 등 디스플레이는 등한시하고 반도체 쪽만 키우겠다고 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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