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한국 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에 8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미국과 일본이 차갑게 반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가 났다는 발언도 나왔다.니혼TV계열 뉴스 네트워크인 NNN은 2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하며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낮춰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공유하는 한편 한국에 신중한 대응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와 동행하는 익명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화가 난 상태"라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당분간 없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언급했다고 NNN은 전했다. 아베 총리도 "한미일 3국이 뜻을 같이해 국제사회에서 협력해야 한다"면서 "북한에 대한 전례없는 압박을 가해 정책적인 변화를 모색하겠다"고 언급했다. 회담에 동석했던 니시무라 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관방 부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북 문제에 관해 국제 사회가 결속해 명확한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북한에 대한 압박은 지속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의 인도적 지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국이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결정한 데 대해 일본과 미국 언론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언론들은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냈다. 지지통신은 지난 15일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통해 "인도적 지원의 시기를 고려해달라"고 언급한 것을 강조하며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NNN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과 일본 정상이 북한 지원 문제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거리감을 드러냈다고 평했다.AP통신은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을 소개하며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강력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을 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동맹국인 미국, 일본과 '잠재적인 괴리(potential disconnect)'를 노출했다"고 분석했다.CNN 방송은 "미국과 일본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자고 요구하는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북한에 800만 달러를 원조하기로 뜻밖의 결정(surprise decision)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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