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에 운명바뀐 韓日기업]2조6000억 쏜다는 車배터리…中해법 답 없는 정부

전기차 배터리 업계, 백운규 산업부 장관 만났지만"최선 다하겠다"는 원론적 말만

▲중국에 진출한 삼성SDI 시안공장과 LG화학 난징공장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8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전기차 배터리업계의 만남은 업계의 국내투자 약속과 일자리 창출에 방점이 찍혔다. 반면 중국의 한국산 배터리 배제 등 업계 최대 현안에 대해선 정부의 뚜렷한 답을 얻지 못했다. 백 장관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LG화학ㆍ삼성SDIㆍ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 3사는 이날 간담회를 통해 2020년까지 2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론 전기차용 이차전지 성능 혁신과 고도화 등 기술 개발에 약 6100억원, 국내 생산설비 신ㆍ증설에 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 확대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협력사 자금지원ㆍ현금결제 강화 등 소재ㆍ장비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부 시책에 호응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한 셈이다.  정부의 최대 관심사인 투자ㆍ일자리 계획은 구체적이었지만 업계의 최대 현안에 대해선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다. 업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ㆍ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시장 진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배터리 원자재 가격급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과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백 장관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이 강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하는데 그쳤다. 업계선 "지난 정부에서 계속 해왔던 말을 반복한 수준"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업계는 중국 정부의 견제로 중국 수출길이 사실상 막힌 상태다.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9개월째 찾아볼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올해만 8차례에 걸쳐 보조금 지급을 실시했지만 국내 업체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은 단 한대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일본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이 종종 보조금 지급 목록에 이름을 올리는 것과도 대조된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후 변화를 기대했지만 아직까지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미국ㆍ유럽 수출을 늘리며 대응하고 있지만 최대 시장인 중국이 막힌 것은 뼈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급등하고 있는 원재료 가격도 업계의 근심거리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핵심 소재로 분류되는 코발트 가격은 수요 증가와 세계 코발트 생산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아프리카 콩코민주공화국의 내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이상 급증했다. 전기차 배터리 재료 중 하나인 네오디뮴 등 희토류 가격도 올 들어 80% 이상 올랐다. 특히 희토류는 전세계 생산량의 90%을 중국이 담당하고 있다. 중국이 원료 공급과 가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급이 불안정한 원료는 비중을 줄이는 등 제품 연구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일자리ㆍ투자뿐 아니라 통상 대응ㆍ기술개발 등 업계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진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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