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업 정리 속도 내는 이마트…태국 재벌기업에 매각 코앞

6곳 중 5곳 CP그룹 품에, 나머지 1곳도 서둘러 처분 예정 "현지화 실패에 사드 이슈까지" 하면 할수록 밑지는 장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가운데)이 지난달 24일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의 개장 기념 행사 이후 최성 고양시장에게 토이킹덤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이마트가 연내 중국 시장에서 완전 철수한다는 목표로 점포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적자만 안기고 관(官) 리스크도 큰 중국 사업을 서둘러 정리한 뒤 여타 해외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중국 매장 총 6곳 중 5곳을 태국 최대 재벌인 CP그룹에 매각할 예정이다. 이마트 루이홍점, 무단장점, 난차오점, 창장점, 시산점 운영권이 CP그룹에 넘어간다. 이마트와 CP그룹 간 매각 협상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확정 발표만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CP그룹은 중국에서 슈퍼마켓 브랜드 로터스를 운영하고 있다. 상하이(15개)와 광둥(30개)을 비롯해 베이징, 장쑤, 산둥 등 중국 동남부 지역이 주력 시장이다. CP그룹이 인수하는 이마트 5개 매장도 로터스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이마트는 나머지 1개 점포인 화차오점도 서둘러 매각할 예정이다. 하루라도 일찍 닫아 다른 해외 사업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스타필드 고양 개장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중국 사업은 철수 절차를 밟는 중"이라며 "아마 연말이면 완벽하게 철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다만 정 부회장은 "(연말 완전 철수는) 희망사항인데, 철수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사업에 대한 회한이 엿보이는 발언이다.
이마트는 1997년 '1000호점 오픈'을 목표로 중국 시장에 진출해 한때 현지 매장이 30개에 육박했다가 2011년 이후 구조조정을 이어와 6개로 쪼그라들었다. 최근엔 지난해 12월 상하이의 중국 1호점(취양점) 문을 닫았고, 지난 4월 말 라오시먼점 임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폐점했다.이마트가 중국 사업을 최소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악화다. 2011년 중국 이마트는 한 해에만 1000억원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5년 간 누적 적자액만 2000억원에 달한다. 중국 입지 선정·현지화 실패, 높은 임차료 등 악재가 쌓인 탓이다. 특히 중국 이마트는 현지 중간 도매상 등과 면밀한 관계를 맺지 못해 물건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성 조치까지 이어지면서 이마트는 '차이나 엑소더스'에 동참하게 됐다. 한편 이마트는 중국 사업을 접으면서 생긴 여력을 다른 나라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몽골에서 (지난해 7월) 이마트 1호점에 이은 2호점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며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도 접촉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이마트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 깜짝 놀랄 발표가 있다"고 예고했다.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 사업 철수에 힘입어 이마트는 연간 기준 적자를 200억원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비효율적 사업에 대한 상시적 구조조정과 주력 사업에 집중하는 합리적 경영의 사례라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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