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도 고기 먹을 수 있다?…불교계 육식 논쟁

육식을 두고 불교계에서 갑론을박이 이뤄지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스님이 고기를 먹어도 되는 걸까?대한불교조계종 백년대계본부는 지난달 20~23일 '백년대계 기획 워크숍'을 열고 불교계의 위기 상황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며 육식에 대한 논쟁이 벌였다.육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한 참석자는 "티베트 스님들은 수행을 잘하는데 고기를 먹는다. 한국 스님들은 지킬 수 없는 계율에 얽매이고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또 다른 참석자는 "불살생(不殺生)과 고기를 먹는 것은 연결되지 않는 것으로 봐야 한다. 율장(律藏)에 따르면 일부 육식은 가능하다"며 원칙적으로도 육식이 어느 정도 허용된다는 부분에 주목했다.불교 교단 계율 집대성인 율장에는 다섯 가지 깨끗한 고기를 정해놔 이를 먹을 수 있도록 인정했다. 율장에 따르면 석가모니는 자신의 눈으로 죽이거나 도살하는 장면을 보지 않은 고기, 나를 위해 살생했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고기, 나를 위해 살생했다는 의심이 없는 고기는 먹어도 된다고 허락했다. 여기에 나중에 자연사한 동물의 고기와 새가 뜯어먹고 남은 고기를 합해 이를 다섯 가지 깨끗한 고기, 오정육(五淨肉)까지 먹는 것을 받아들였다.그러나 또 다른 참석자는 "대만 불교가 1965년 이후 육식 금지의 계율을 지키면서 대중의 존경을 회복했다. 채식 문화가 세계적으로 융성하고 있는데 불교가 역행해서는 안 된다"며 맞섰다.이어 또한 "닭, 소, 돼지가 공장식으로 사육되고 1kg의 고기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양의 곡식이 쓰인다. (육식으로) 세계적 불평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을 펼쳤다.이처럼 오늘날 종단은 원칙적으로 대부분 육식을 지양하고 있다. 2015년 9월 정해진 '대비원력의 발심과 실천을 위한 승가 청규(淸規)'에는 '식생활은 승가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며, 질병과 요양 등이 아니면 육식을 삼가도록 한다'고 적시돼있다.이와 관련, 조계종 백년대계본부는 오는 25일 충남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제2차 사부대중 공사를 열고 또 한 번 토론을 갖는다.아시아경제 티잼 김하균 기자 lam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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