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북한의 위협에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서 '와일드 카드(wild card)'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평양의 독재자(김정은)에 의해 주도된 대립에서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와일드카드가 됐다"고 평가했다. 와일드카드는 스포츠 경기에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팀에서 진출 기회를 주는 제도다. 그러나 NYT는 예측하기 힘든 중요 인물이나 변수라는 사전적 의미를 강조해 이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참모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지 않고 비외교적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갈등과 한반도 정세에서 예측 가능하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엄 있는 확고함을 보여주라는 참모들의 조언을 무시했다"며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매티스 국방장관의 정교한 브리핑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확성기를 통해 확대되고, 극대화됐다"고 전했다. 미국 태평양 함대 사령관을 지낸 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국가정보국장을 역임했던 데니스 블레어는 "현재 우리는 허풍이 섞인 발언을 하고, 본인의 입장에서 최고 수위라고 생각하는 시도를 하는 대통령을 갖고 있다"며 "그는 과장된 성명서를 발표하면 상대방이 수그러 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으로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반면 일각에서는 '와일드카드'로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 극적 반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친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게 '최대 악몽'이 될 수도, '최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틀에 박히지 않는 성격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측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극적 협상을 타결할 수 있는 기회가 다른 미 대통령들보다는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의 북미 갈등 상황에 대해 "제2의 한국전쟁으로 끝날 개연성만큼이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햄버거 정상회담'으로 끝날 개연성이 있다"고 전망했다.NYT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언사는 협상을 위한 위기 조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 인사들에게 북한은 결국 협상 타결을 해야 한다는 자극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도 전했다.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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