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뉴리더십-비전퀘스트 새로운 길을 걷다'<1>김동관 한화큐셀 전무(下)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고생하면 확실히 보상을 받는 느낌이 있어요. 진정성이 있는 거죠. 적어도 직원을 소모품 취급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한화그룹 직원들은 신뢰와 진정성을 회사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이런 기업풍토는 직원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해 다수의 인수합병(M&A)에도 큰 마찰이 없었던 동력이 됐다. 직원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는 한화의 오랜 전통이다. 그룹 창업주인 고(故) 김종희 선대회장이 해방 후 조선화학공판의 임시 지배인을 맡으면서 사비로 직원들의 월급을 지급한 일화는 유명하다. 재계 관계자는 "자신의 회사도 아니었지만 자기 사람을 아끼고 책임지고자 했던 김종희 회장의 평소 성격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고(故) 신현기 전 한화그룹 부회장은 사사(社史)를 통해 "소신껏 일하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김종희 회장의) 최고 장점이었다"며 "마음껏 실력을 발휘하도록 과감히 밀어주었기 때문에 나도 사적인 욕심 없이 열성을 다해 일에 매달리게 됐다"고 회고했다. 김승연 회장은 선친의 성격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그는 1998년 당시 경영악화로 한화에너지(옛 경인에너지)를 현대정유에 매각하며 '100%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경영상 판단으로 매각을 하게 됐지만 이 일로 임직원들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한화그룹의 한 직원은 "2011년 김태균 야구선수를 한화이글스로 꼭 데려 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일이나 광어회를 공수해 이라크 건설현장에 간 일도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직원들이 회사를 옮길 마음을 품지 않는 것도 이런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회사가 젊어지면서 의리와 일체감을 강조하는 기업문화를 낯설어하는 직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젊은 직원 중에서는 글로벌 1등을 강조하는 만큼 회식문화나 업무, 보고체계도 자율적이고 유연하게 바뀌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다. 한화그룹은 이런 요구를 받아들여 복지와 조직분위기를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안식월을 파격적으로 도입한 것 외에도 주 2회로 실시하던 '비즈니스 캐주얼' 착용을 상시 착용으로 확대하고 집중근무제를 운영해 불필요한 회의를 최소화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M&A를 통해 기업 규모가 커지고 시장에서의 위치가 높아지면서 기업문화와 임직원들의 의식수준도 함께 일류가 돼야 한다는 내부 공감대가 있었다"며 "그룹 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조사하는 등 바텀업 방식으로 조직문화를 바꿔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제도들이 현장에 그대로 적용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직원은 "기존 전통적인 문화에 익숙한 부장급, 임원들은 젊은 한화가 낯설 것"이라며 "이를 자연스러운 문화로 만들려면 임직원 모두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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