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 '창조적 파괴로 당 쇄신해야' 주장 제기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사건'을 계기로 국민의당의 양대 산맥인 '새정치'와 '호남'이 모두 흔들리고 있다. 당내에선 향후 사건이 마무리되면 쇄신 작업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 당의 최대주주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의 관계도 재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국민의당은 이번 사건으로 적잖은 타격을 받은 상태다. 30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바른정당, 심지어 정의당에도 밀리면서 창당 이래 최저치인 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텃밭인 호남에서는 기초의원이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겠다며 탈당하는 등 내홍 조짐까지 일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건으로 새정치와 호남이라는 당의 정체성이 근본적으로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공당(公黨)이 유력 대선주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꼴이 되면서, 새정치의 빛이 바랬기 때문이다. 이상돈 의원은 이와 관련,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 전 대표가 내걸었던 새정치의 구호는 사실상 '페이드 아웃'된 것이 아니겠냐"고 평가했다.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면, 당의 정체성을 쇄신하라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개될 전당대회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다시 당의 뼈대를 바꾸고 환골탈태 하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며 "참신한 사람이 당 대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당의 핵심 관계자는 "창조적 파괴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는 자세로 쇄신하지 않으면 앞으로 어떻게 다시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하겠냐"면서 "도려 낼 것은 도려내면서 앞으로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특히 대선과 이번 사건에서 한계를 보인 안 전 대표와의 관계 재설정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안 전 대표 중심으로 선거를 치른데다 제보를 조작한 이유미(39ㆍ여) 전 2030희망위원회 부위원장, 제보를 당에 전달한 이준서 전 최고위원까지 모두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만큼 책임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동교동계 이훈평 전 의원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아마추어들이 큰 선거를 치르다 보니 엉망진창이 됐다"며 "대선 과정에서 안 전 대표가 한계를 보이면서 호남(민심)과 안 전 대표와의 관계는 끝났다"고 지적했다.이번 기회에 사당화 논란을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의 새정치를 들고 나가기 어렵게 됐다. 그러잖아도 '사당화' 지적이 많지 않았냐"며 "당의 좌표와 정체성을 모두 새롭게 설정하는 제2의 창당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다만 안 전 대표가 당의 창업주인 만큼, 관계 재설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당내에서는 안 전 대표에게 책임을 전가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안 전 대표와의 관계 재설정 문제가 향후 '계륵'이 될 소지도 있어 보인다. 김정화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문제를 수습하고 대안을 마련해야할 당내에서 '당을 해체해야 한다', '안 전 대표가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는 등의 말이 무책임하게 나오고 있다"며 "국민의당 지도부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당원을 결속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6091018044844414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