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갈등]반기는 알바생 '일한만큼 받는 게 마땅하죠'

알바생에게 야간수당·주휴수당 '그림의 떡'…취객 반말·폭력 등 스트레스 커

'최저임금 1만원'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당장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제계는 과도한 인상을 억제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최저임금위원회가 15일 사실상 첫 가동에 들어간다. 앞서 두차례 열린 회의에 불참했던 한국노총과 민노총이 참석하기로 했다. 자영업은 최저임금에 기업보다 훨씬 민감하다. 편의점 업주와 아르바이트생을 통해 최저임금을 바라보는 두 시선을 정리한다.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감정노동입니다. 시급 1만원도 적어요."지난해 8월부터 경기 수원의 한 편의점에서 주말 야간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는 김모(35)씨는 시급 7200원을 받고 있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현재 최저임금보다 30원 많은 시급 6500원을 받고 일했다. 손님이 많은 탓에 알바생들이 자주 그만두자 업주가 시급을 크게 올렸다. 그는 "이정도면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온라인에서 최저임금을 준대서 면접 보러 가면 5500원만 준다던 곳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일하는 일정이지만 야간수당과 주휴수당은 그에게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근로기준법 제56조에 명시된 야간수당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만 적용되는데 김씨가 일하는 편의점은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김씨는 "야간수당 등을 받아보려고 알아보니 이런 법이 있다는데 어쩌겠나 싶었다"며 "개인적으로는 법이 바뀌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일한 만큼' 임금을 받고 싶다는 게 김씨의 소망이다. 김씨가 일하는 편의점 앞에는 마을버스 정류장이 있고, 같은 건물 2층에는 당구장, 3층에는 게임방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평일과 주말, 낮과 밤을 가릴 것 없이 편의점에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아 쉴 틈이 없다. 게다가 야간에 일할 때는 낮밤이 바뀌니 몸이 적응하기 어렵다. 김씨는 "머릿속에 낮밤을 확인하는 시계가 있는지 월요일 아침이면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그는 밤에 일하는 10개월 동안 몸무게 5㎏이 늘어나기도 했다. 육체뿐만이 아니라 정신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김씨는 "편의점에서 알바생으로 일하는 것도 감정노동이다. 손님 중 반말을 하거나, 취해서 거칠게 얘기하거나, 별거 아닌 걸로 시비 거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 위협을 당한 경험도 있다"며 "이정도의 노동 강도라면 시급 1만원도 적다"고 말했다. 김씨의 꿈은 '소설가'가 되는 것이다. 현재 평일에는 글 쓰는 데 집중하기 위해 다른 일은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말 야간 편의점 알바를 통해 얻는 월수입 60만원이 한 달 생활비다. 그는 "유명한 작가가 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알바 인생을 살아야 할 것 같다"며 "나처럼 알바로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는 최저임금 1만원은 마지막 희망"이라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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