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는 하반기 물량 효과가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는 5월에도 유효했다. 수출은 5월 한달 동안 전년대비 13.4% 증가(예상치 13.6%)해 5개월 연속 두 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5개월 누적으로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6.4% 늘어난 상황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철강, 석유제품/화학 부문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진 반면 무선통신기기와 가전, 자동차 부품 쪽에서 부진했다. 작년 말부터 수출 환경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한 이래로 이러한 업종별 차별화 패턴은 계속되고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5월 수출도 좋았는데 특징은 올해 내내 나타나는 현상으로 업종별, 지역별 차별화를 보인다는 점"이라면서 "잘되고 못되는 업종/지역이 명확히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ASEAN, EU 그리고 중국 등에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에 대한 수출은 부진했다. 미국과 관련해서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제조업체들의 신규 주문, 특히 투자를 선행하는 비국방 핵심 자본재 주문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는 상황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유럽은 자동차나 선박 등 수출 상위 품목 을 중심으로 20% 이상 증가세를 보이면서 최근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선호되는 경기 모멘텀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이나 ASEAN 등 신흥국으로 나가는 수출도 두 자릿 수 증가율을 보이며 낙수효과 또는 위험자산 선호 환경을 대변해 주고 있는 모습이다. 안 연구원은 "무엇보다 국내 수출이 5개월 연속 두 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어 긍정적인 기대감을 갖게 하지만 이 탄력은 곧 둔화될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왜냐하면 지금까지 전년 대비 수출금액의 강한 증가세를 야기한 요인은 물량보다 단가효과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유가와 원자재의 기저효과가 반락하는 국면에 접어든 사실이 인플레이션 기대 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접적인 가격효과는 꼭지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설명이다. 이에 결국 초점은 물량효과가 얼마나 뒷받침해 줄 수 있는지 여부에 있다고 안 연구원은 지적했다. 수입 수요는 경제 성장에 대한 함수이다. IMF나 OECD와 같은 전망 기구에서 작년 4분기부터 일제히 성장 전망치를 상향하고 있다. 온전히 믿을 건 아니지만 일정 부분 수요의 개선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국도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불안에 노출되어 있지만 11월 시진핑 집권 2기를 앞두고 안정적 운영이 필요하다. 안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IT 업종에 편중되긴 하지만 주력 산업의 선제적 투자 확대로 자본재 수입이 늘고 있다"면서 "이처럼 수요에 대응해야 하는 정황들은 적어도 하반기 물량 효과가 더는 나빠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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