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갇힌 유통⑤]맞벌이 부모의 한숨…'복합쇼핑몰ㆍ아울렛도 쉬면 주말엔 어디로 가나요'

유통업계, 문 대통령 '복합쇼핑몰' 관련 공약이 화두 "아울렛도 포함될까"…의무휴업·영업시간 제한 등이 주 내용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시간이 생명같은 맞벌이 부부들에게 너무 가혹한 거 아닌가요?" 직장인 심영미 씨는 최근 뉴스를 통해 아울렛도 대형마트처럼 의무휴업을 해야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4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그는 주말마다 남편과 함께 외곽에 위치한 아울렛으로 나들이를 떠난다. 심 씨는 "쇼핑은 물론 외식, 놀이까지 한 장소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어 이동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자주 찾는다"고 말하며 "대형마트처럼 아울렛마저도 주말에 문을 열지 않는다면 이제 어디에서 휴식을 취해야 하나"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유통업계가 새 정부 출범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10대 공약 중 하나가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등과 관련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울렛도 복합쇼핑몰로 규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문 대통령의 유통업 관련 공약에서 아울렛이 어떻게 규정될 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복합쇼핑몰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오후 9시~오전10시)'이라는 내용을 담은 유통업 관련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렛 포함 여부가 화두로 떠오른 까닭은 최근 유통업체들의 오프라인 점포 트렌드가 '모든 것이 존재하는 곳'이 됐기 때문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국내 유통 대기업들은 신규 출점 콘셉트를 쇼핑부터 놀이까지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잡았다. 소비자들의 체류시간을 늘려 지갑을 열게 한다는 전략이었다. 이러한 '원스톱쇼핑' 추세 때문에 최근에는 백화점, 아울렛 등의 경계도 모호한 상황이다. 복합쇼핑몰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 쇼핑시설부터 외식, 영화, 놀이공원 등이 한 곳에 몰려있는 대형 쇼핑센터를 일컫는데, 최근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아울렛도 비슷한 콘셉트로 출점하거나 리뉴얼 오픈하고 있다. 실제 업체들은 기존 점포 리뉴얼은 물론 신규 출점 시 쇼핑은 물론 지역 맛집부터, 약국, 미용실, 서점 등을 함께 조성했다.

롯데백화점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아울렛이 규제 대상이 되면 실적 절벽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한 아울렛 관계자는 "아울렛 매출 비중에서 주말 실적이 50%를 차지한다"며 "주말에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은 문을 닫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관계자는 "아울렛은 날씨에도 큰 영향을 받을 만큼 민감한 판매 채널"이라며 "비가 조금만 와도 매출은 크게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렛에 입점한 패션업체들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장기불황으로 꽉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어보겠다고 고군분투 중인데 규제까지 더해지면 큰 일"이라며 "아울렛이 타격을 입으면 입점업체들의 타격은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패션업체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쇼핑 공간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소비를 활성화한다는 게 트렌드인데, 아울렛 규제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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