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19대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 양천구 목1동주민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김민영 기자] "다음 대통령은 서민들의 힘든 삶을 이해하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대학교 4학년 김사라(26)씨는 9일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재동초등학교에서 투표를 하고 나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전국 곳곳에선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19대 대통령 선거에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오후 내내 끊이지 않았다.어린 자녀와 함께 온 가족부터 노모를 부축하며 투표소를 찾은 중장년층, 첫 대선 투표를 한 대학생까지 다양한 시민들은 각자의 기준으로 정한 후보에게 한 표씩을 주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희망했다.오후 3시30분께 14살 아들의 손을 잡고 재동초등학교를 찾은 이선영(56·여)씨는 "차기 대통령은 개인의 정치적 성향보다는 국민 입장에서 필요한 정책을 고민하고 결정했으면 좋겠다"며 "제왕적 대통령이 아닌 행정가로서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이씨는 "아들은 지금 투표권이 없지만 오늘 투표장에서 본 경험을 통해 나중에 올바른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함께 왔다"고 덧붙였다.오후가 되면서 20대 유권자의 모습도 부쩍 자주 보였다. 서울 종로구 서울경운학교에서 생애 첫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조예슬(22)씨는 "이번 학기에 학교에서 헌법 강의를 듣는데 교수님이 투표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사실 지난해 총선 때는 공약을 잘 찾아보지 않았는데 이번엔 시국이 어지러운만큼 꼼꼼히 분석해 표를 줬다"고 말했다. 대학생 남성현(25)씨는 "최근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청년들이 일자리를 쉽게 가질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줄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투표소 앞에서 인증샷을 찍던 송민석(26)씨는 "이번에 공약을 보니까 마음에 드는 후보가 하나도 없었다"면서도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을 높여 청년들의 영향력을 보여주자는 차원에서 나왔다"고 말했다.목1동주민센터에는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투표 행렬이 잠시 주춤했지만 이내 우산을 쓰고 투표소를 찾는 시민들로 투표소가 바쁘게 돌아갔다. 이곳 투표사무원은 "오후에 비가 와 발걸음이 줄까 우려했지만 오전보다 시민들이 더 많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아버지와 함께 목1동주민센터에 온 이희재(28·여)씨는 "취업준비생이라 후보들의 일자리 공약을 눈 여겨봤다"며 "20대 청년들이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유권자들은 부정부패 척결이나 빈부격차 해소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점을 새 대통령이 해결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양모(45·여)씨는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게 최대 관심사"라며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서 슬기롭게 국민을 통합하며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을 뽑았다"고 말했다.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웅걸(37)씨는 "그동안 정치인들이 진영논리에 치우쳐 자기 주장만하는 모습을 보기 싫어서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후보가 보여 한 표를 줬다"며 "새 대통령은 많은 국민이 납득할만한 생각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목동청소년수련관에서 투표한 전모(54·여)씨는 "새 정부가 점점 심화되는 세대갈등을 우선적으로 풀어줬으면 한다"며 "얼마 전 강원지역에서 산불 진화 작업 중 사망 사고가 있었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좋은 대우를 받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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