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삼성전자 매출, 인텔 앞지를 듯인텔 1983년 이후 24년간 반도체 1위스마트폰 시대 전환, 인텔 입지 축소데이터센터 급속 확산, 메모리 수요 증가컴퓨팅 파워보다 메모리가 중요해져인텔, 30여년만에 메모리 사업 재도전
(사진=블룸버그)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영원할 것만 같았던 '반도체 제국' 인텔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미국 반도체 시장 조사 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이 149억4000만 달러(약 17조390억원)를 기록해 인텔 예상 매출액 144억 달러(약 16조4232억원)를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IC인사이츠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2분기에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상승세를 지속한다면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1분기 인텔과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각각 142억2000만 달러와 135억8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인텔은 1993년 X486 프로세서를 출시한 이후 전세계 반도체 기업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24년간 일본 NEC, 도시바 등 몇몇 회사들이 인텔과의 격차를 좁히기는 했으나 한번도 인텔을 넘어서지는 못했다.삼성전자가 인텔을 추월할 경우 인텔의 아성이 24년 만에 무너지는 것이다. IC인사이츠는 "이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반도체 업계에 하나의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전세계 반도체 기업 1위에 오르는 것은 단순히 기업 차원을 넘어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인텔과 삼성전자는 모두 종합반도체기업(IDM)이지만 인텔은 시스템반도체에,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인텔은 PC에 탑재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통해 PC 시대의 제왕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퀄컴에 밀리는 수모를 당했다. 인텔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개발에 나섰지만 빼앗긴 시장을 되찾지는 못했다.PC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은 데이터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동반했다. 사람들은 '손안의 PC'인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마음껏 저장하기 원했으며 언제 어디에서든 사무실처럼 업무를 보기 원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은 갈수록 증가했으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데이터센터의 수도 크게 증가했다.결과적으로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시대가 바뀌면서 컴퓨팅 파워보다는 데이터 저장 능력이 중요해졌고 이는 삼성전자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기회로 작용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수요가 크게 증가했으나 이를 제대로 공급할 수 있는 곳은 전세계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수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와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증가하면서 슈퍼 호황을 누리고 있다.인텔은 1970년 메모리 반도체 산업 표준인 1103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하지만 1980년대 NEC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로 거세게 추격하자 1984년 메모리 시장에서 철수해 CPU에 집중했다. 인텔의 이같은 전략은 한동안 적중했으며 20년 넘게 인텔은 반도체 시장 1위로 군림할 수 있었다.하지만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이 컴퓨팅 파워에서 데이터로 넘어오면서 인텔의 입지는 좁아졌다. 결국 인텔은 최근 3D 메모리를 발표하며 메모리 시장에 다시 발을 들여놓고 있다. 인텔은 마이크론테크놀러지와 함께 서버용 ‘SSD DC P4800X’와 M.2 규격 PC용 옵테인을 최근 잇달아 선보였다. 옵테인이 장착한 ‘3D크로스포인트’는 세계 메모리 시장을 이끄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메모리다.인텔이 올해부터 인텔개발자포럼(IDF)을 개최하지 않겠다고 전격 발표한 것도 의미 심장하다. 인텔은 1997년부터 매년 IDF를 개최하면서 PC시장의 흐름을 제시했다. IDF를 개최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인텔은 "PC가 더이상 인텔 비즈니스의 중심이 아니고 데이터가 중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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