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고급진' 대형마트의 진수…롯데마트 양평점의 大실험

롯데마트 양평점 27일 공식 오픈 4세대 대형마트의 실험…고급스러운 도심숲 대형마트 '소비자 락킹 전쟁'…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경쟁력 키워

롯데마트 1층 휴식공간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고급스러움이 뚝뚝 떨어졌다. 건물 외관부터 백화점처럼 고층으로 구성된데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짙은 회색의 높은 천장과 은은한 조명, 담쟁이넝쿨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느낌이다. ‘롯데마트'라는 간판만 없었다면 영락없이 백화점으로 생각했을 정도다. 개장을 하루 앞둔 26일 오전 방문한 롯데마트 양평점은 기존의 대형마트와 확 달랐다. 지하2층~지상 8층 등 10층 규모의 이 매장은 우선 1층을 온전히 고객에게 내줬다. 대형마트의 핵심인 식품매장은 지하 2층으로 밀려났다. 대형마트는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장소라는 정의를 과감하게 파괴하고, 고객들이 먹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어반 포레스트(Urban 4 rest)’라는 이름이 붙여진 1층에는 14개의 식음료 매장과 2개의 푸드트럭까지 마련됐다. 인도 요리점 강가와 배우 홍석천이 운영하는 마이타이 등 유명 레스토랑을 비롯해 채선당, 두끼떡볶이, 자연한그릇 등의 식당이 들어섰다. 롯데리아와 샐러디(샐러드 전문점), 분식점 등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음식점도 있다.

롯데마트 양평점 식품매장

압권은 중앙에 들어선 휴식 공간. 1층 식음료 매장에서 구매한 음식을 먹을수도 있지만, 은은한 조명과 서재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계단형 의자는 가족이나 이웃주민과 수다를 떨기에 안성맞춤이다. 스텐드가 갖춰진 탁상과 의자, 쇼파까지 갖추고 있어 편하게 쉴 수도 있다. 1인가구 증가와 온라인 쇼핑채널 부상으로 대형마트 업계가 성숙단계를 넘어서 쇠락의 길로 접어선 만큼 쇼핑 뿐만 아니라 먹고 즐기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고객들을 불러들이기 위해서다. 서현선 롯데마트 매장혁신부문장(상무)은 "대형마트의 변화와 혁신은 필수"라며 "이제 오프라인의 경쟁은 의미가 없고, 소비자들의 시간을 잡기 위한 락킹(locking)싸움이 시작됐다”며 “소비자들의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1층 전체를 고객에게 내주는 과감을 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전 12시. 롯데마트 양평점이 프리오픈으로 문을 열자 유모차를 밀고 여성 고객들이 밀려들어왔다. 김지수씨(32·여·양평동)는 “오늘 개장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장을 보기 위해 왔다”면서 “분위기가 고급스러워 백화점같다”고 전했다. 지상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지하층의식품매장으로 직행할 수 있다. 또 다른 에스컬레이터는 전층을 연결해 원하는 층에서 내릴수 있다. 과거 대형마트의 경우 고객들을 강제로 매장에 잡아놓기 위한 방식을 채택했지만, 식품매장까지 연결된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고객들의 동선을 줄여줄수 있다. 식품매장도 진열대가 빽빽하게 들어서지 않아 물건을 찾기 쉽게 구성됐다. 식품매장 역시 높은 회색 천장과 간결한 진열으로 프리미엄 슈퍼마켓 분위기를 풍겼다. 식품구성 역시 화려했다. 냉동망고와 냉동 블루베리 등 열대과일이 냉동고 하나를 모두 차지했고, 연어와 참치 등 젊은층이 좋아하는 상품으로 채웠다. 또 이색적인 매장은 지상 2층. 완구전문 매장 토이저러스 입구에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포토존이 설치됐다. 배경만 있던 포토존에 롯데마트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을 들이밀자 아이언맨이 튀어나왔다. 동작을 입력하면 춤을 추는 롯봇과 드론매장, 키덜트존도 눈길을 끌었다.

롯데마트 양평점 2층 증강현실 포토존

롯데마트 양평점은 서울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남권 상권에 들어섰다. 대형 할인점계 '공룡'으로 꼽히는 코스크코와 불과 120m 거리다. 영등포역 이마트와 문래역 홈플러스 등 반경 3㎞내 대형마트만 10개가 경쟁 중이다. 전장의 최전방인 셈이다. 영등포구와 양천구, 구로구 등 3개구를 합친 인구는 150만명. 롯데마트는 기존의 할인점 콘셉트에서 벗어난 신개념 매장을 선보인 만큼 하루평균 7000명의 고객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매출 목표는 100억원, 올해안에 8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웠다. 신주백 롯데마트 매장혁신부문 임원(상무)은 "연매출 1000억원이 목표"라며 "이 지역의 인구구성과 양평점의 경쟁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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