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고용시장에 훈풍이 분다. 1분기 성장률도 지난해 4분기보다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모두가 암울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2017년 1분기였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예상외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이제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경론이 등장한 건 지난해 12월이다. 4분기 지표가 악화되고 2017년에는 더 심할 것이라는 경제전망이 연이어 나왔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추경을 권고했다. 다음해 예산이 통과된 지 나흘만이었다. 정치권 역시 조기추경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목소리를 키웠다. 올해 들어서는 '4월 위기설'이 유포ㆍ확산되며 추경 가능성을 높이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는 추경 요구에 대해 1분기 지표를 보고 나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과 투자지표가 계속 호조를 보이면서 추경 편성 요건을 충족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주요 경제연구소들이 입을 모아 '1분기 실적이 암울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생각보다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슈퍼사이클'을 맞은 반도체 수출증가에 석유화학이 호황을 맞았고, 이와 맞물려 관련 설비투자도 증가했다. 내수는 여전히 침체된 수준이지만 소비심리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암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경제 관계기관들이 입장을 선회했다. 한국 성장률을 하향조정해온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전망치를 2.5%까지 높였고, 한국경제연구원은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올렸다. 추경론을 내세웠던 KDI 도 곧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4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낙관론을 공식화했다. 그린북은 현재 경기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종합적으로 나타난 자료로, 지난달까지만 해도 '민간소비 둔화로 경기회복이 지연' 된다던 비관적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SK하이닉스 현장방문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작년 4분기보다 나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일각에서는 '반짝' 지표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간 비관론이 우세였던 만큼 당분간은 경기가 예상회의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3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15개월만에 최대를 기록했으며,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4월 위기설ㆍ북폭설 등 여러 '설(說)'들이 나돌며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지만 명확한 실체가 없는 점도 추경이 실행되기 힘든 이유다. 기재부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추경이 결정된 것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귀띔했다. 브렉시트급 대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추경 편성은 어렵다는 뜻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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