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전경 '낭만다방'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카페는 우리 생활 속에 언제부터 자리한 것일까? 우리는 왜 카페에 갈까? 한국인은 왜 이토록 커피를 좋아하는 것일까?한국인이 카페에 자주 들르는 이유는 아마도 커피와 함께 동시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커피 뿐 아니라 문화도 함께 즐기기 위해 기꺼이 비싼 값을 지불한다. 카페는 어느덧 도서관, 사무실, 스터디 공간, 사랑방, 미술관, 나만의 도피처 등 저마다 다양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바쁜 현대인의 삶속에 작은 오아시스이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과도 같다. 카페에서 만큼은 일상을 탈출해 조금이나마 여유를 찾고, 작은 사치를 누린다.
정은별, 도대체 왜, 2015, colour paint, sewing and collage on canvas, 26x21cm(x20)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우리나라는 19세기 말 임오군란(1882년)이후 서양으로부터 커피를 들여왔다. 미국, 영국 등 서양의 외교사절들이 커피를 보급했다. 기록에 처음 등장한 것은 1895년. 개화를 꿈꾸던 선각자 유길준(1856~1914년)은 ‘서유견문록(西遊見聞錄)’을 통해 ‘1890년경 커피와 홍차가 중국을 통해 조선에 소개됐다’고 적었다.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최초로 마셨던 인물은 고종 황제였다. 을미사변(1895년) 당시 러시아 공관으로 피신한 황제는 손탁 여사(1854~1925년)에게 커피 대접을 받고 그 맛과 향에 푹 빠졌다. 이후 50년대 많은 문인과 예술가들이 운영한 다방은 예술을 향유하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전(戰)후에는 미군 부대를 통해 값싼 인스턴트커피가 보급됐고, 60년대에는 달걀노른자를 띄운 모닝커피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70년대 이후부터는 믹스커피와 커피자판기가 보편화되면서 국민 음료로 자리 잡았다. 90년대 들어와 원두를 분쇄해 추출하는 방식의 커피 전문점이 늘기 시작했다. 전문 바리스타가 제조한 커피 수요도 급격히 늘었다. 이어 종이컵에 커피를 들고 다니는 ‘테이크아웃’ 문화가 생기며 고급커피 문화가 대중에 자리 잡았다. 2014년 성인 기준으로 한국은 성인 한 명당 평균 커피 288잔을 마셨다. 이제 한국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커피를 많이 소비한다. ‘커피공화국’이 따로 없다.
전시장 전경 '콜드브루'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이토록 한국인과 친근한 커피가 미술관 안으로 들어왔다. 서울미술관은 내달 1일부터 6월 18일까지 국내외 작가 30명 참여한 기획 전시 ‘카페소사이어티(Cafe Society)전을 연다. 젊은이들을 주요 타겟층으로 삼았다. ‘카페소사이어티’는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청춘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 미술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다방 전시의 대표 작가인 이중섭부터 1989년생 일러스트레이터 요이한까지, 여기에 SNS에서 스타개로 알려진 ‘브루마(Bruma)’의 사진작가 다니엘 데 로스 무로스(Daniel de los Muros) 등 여러 스펙트럼을 통해 현 시대를 반영한다. 전시는 다섯 공간으로 나뉜다. 50년대 다방을 테마로 한 ‘낭만다방’, 달콤한 커피처럼 젊은 작가들의 행복한 시선으로 풀어낸 ‘스윗블라썸’, 차갑고 개인주의를 선호하는 현대인의 이면을 보여주는 ‘콜드브루’, 검고 씁쓸한 커피처럼 지치고 힘든 젊은이들의 감정을 만날 수 있는 ‘다크로스팅’ 서울시 내 대표 갤러리형 카페 서른다섯 곳을 소개하는 ‘카페소사이어티’까지 다양한 시선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전시장내 음악감상실과 함께, 중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The Deck(카페)등 다양한 공간을 마련했다.
THE DECK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전시장 전경 '카페소사이어티'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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