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女 직장폭력 가장 취약…'폭언·고함' 경험 男 2배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갓 입사한 수습사원 A씨는 상사로부터 공개적 망신을 많이 당했다. 대학은 어디 나왔느냐고 물어봐서 대답했더니 "그래서 그렇지"라는 식의 답변이 돌아왔다. 급기야는 반성문까지 쓰라는 지시도 내려왔다. A씨는 "아무리 직장 상사라도 경위서도 아닌 반성문을 쓰라고 하는 건 너무 하지 않느냐"고 항변했다.취업을 준비하던 20대 B씨는 면접과정에서 어이없는 질문을 받았다. 한 면접관이 여자 면접자들에게만 "향후에 남자 상사가 담배 심부름을 시키면 할 거냐"라고 물었다. A씨는 너무나 황당했지만 신고하기가 망설여졌다. B씨는 "구직을 하는 입장에서 신고를 하면 다른 구직과정에서도 불이익이 있을까 걱정된다"고 했다.20대 여성들이 직장에서 발생하는 폭력 노출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계질서가 있는 직장에서 나이가 어릴수록 직장 내 폭력을 경험한 비율이 높았으나 성별로 구분할 경우 여성의 폭력 경험이 훨씬 더 많았다. 앞선 사례는 한국여성민우회 일고민상담실에 접수된 실제 사례들이다.16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현재의 직장에서 업무 관련 의사 결정에서 배제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 모욕감을 주는 폭언 등을 경험한 적이 있느냐는 답변에 남성은 14.8%, 여성은 17.4%가 있다고 대답했다.이 중에서 29세 이하 여성의 응답률이 높았는데 특히 '모욕감을 주는 폭언, 고함' 등을 경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응답은 20.6%로 29세 이하 남성(11.5%)보다 2배가량 높았다. 또 '성적 수치심을 주는 언어, 시선, 신체접촉'과 관련된 항목에선 29세 이하 여성 경험 비율은 12.4%로 남성 2.7%에 비해 5배 정도 높은 수준이었다.최유진 한국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 직위도 낮고 회사 내에서 가장 약자로 볼 수 있는데 여성의 경우 지위가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약자의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서로를 존중하며 인권 의식을 가지는 한편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얘기할 수 있는 공식적인 창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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