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사진 왼쪽부터)김태천 BBQ 부회장, 조낙붕 bhc 대표이사, 현철호 네네치킨 회장
-기자: 정부가 AI 때문에 치킨가격을 올리는 것은 타당치 못하다고 밝힌 만큼, 이번 치킨값 인상 배경에 대해 먼저 따져봐야 할 듯싶다. -▲김 부회장: BBQ는 지난 8년간 치킨가격을 1만6000원으로 동결해왔지만 최근 임대료, 인건비, 배달료 등의 상승으로 물가부담이 가중돼왔다. 이에 최근 3개월간 자체적으로 가맹점주 대상 '패밀리간담회'를 열고 윤 회장의 참석 아래 직접 점주들의 고충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점주들은 간접비용 상승으로 마진(영업이익)이 떨어지고 있다고 성토해 올해부터 가격 조정을 해야겠다고 검토한 것이다. 이를 마치 AI때문에 올리려는 것처럼 여론이 형성돼 당황스럽다. 또한 일부서 알려진 것처럼 오는 20일부터 올리는 것도 아니며 아직 날짜가 확정되지도 않았다.-기자: AI와 치킨가격의 연관성은 적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오비이락'이라고 표현해도 되는 것인가.-▲현 회장: 단순히 AI사태로 치킨가격을 올리지는 않는다. 이미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AI등의 변수가 생겼을 때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중간에 가격이 급등락하게 돼도 고정된 가격으로 거래하기 때문이다. 대형 업체들이 직접 나서서 AI때문에 가격을 올린다고 말하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다. AI 사태로 닭 생산농가들이 손해를 보는 일도 거의 없다. 농가의 90% 가량은 하림과 같은 도계 가공업체와 생산계약을 맺고 당초 계약된 금액을 받기 때문이다. AI 사태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치킨가격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기자: 치킨가격이 비싸다는 주장을 보면 산지 1000원대 닭이 1만6000원으로 10배 이상 부풀려진다는 논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치킨값 인상이 부당하다는 입장 발표에서 프랜차이즈 업체 치킨 원가에서 생닭값 비중이 10%에 그친다고 언급했는데 이에 대해 업계가 다소 억울해하고 있다.-▲김 부회장: 물리적인 원가 계산이다. 생닭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닭이다. 우리가 살아있는 닭을 사서 치킨을 튀기진 않는다. 도계ㆍ가공해서 전문업체로부터 사와 각 매장에서 조리 직전까지 손질이 되려면 4000~5000원이 된다. 원가의 30%에 달하는 셈인데 이걸 살아있는 닭을 원가로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게다가 농가 사정을 잘 아는 정부 전문기관에서 이렇게 발표를 했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기자: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치킨값이 여전히 비싸다고 느끼고 있다. 광고비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는데.-▲조 대표: bhc는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우고 있지만 치킨가격과 광고비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 가격에 전가되는 부분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치킨가격을 좌우할만큼의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광고야 매년 하는 것인데 이 때문에 특별히 가격을 올리는 것도 아니다. 치킨값에 유난히 민감해하는 이유는 치킨이 서민식품으로 대표성을 갖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이에 가격인상은 최대한 자제하고 대신 연 2회 신제품을 출시를 통해 1만5000원으로 수년간 동결된 후라이드 가격을 상쇄하려고 하고 있다.-▲현 회장: 네네치킨도 올해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 그러나 치킨가격이 무조건 비싸다는 감성팔이식 여론몰이도 업계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