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불복, 한국당에 독일까 약일까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삼성동 사저 앞에서 "진실은 밝혀진다고 믿는다"라는 사실상 '불복' 선언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친정인 자유한국당은 '탄핵 승복' 여부를 두고 최악의 경우 분당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초기부터 휘청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친박(친박근혜) 핵심에 대한 인적 청산 실패로 여론의 역풍을 맞아 비박(비박근혜) 탈당을 초래함으로써 보수 분열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진태, 윤상현, 조원진 등 친박 강성 인사들은 벌써부터 헌재의 탄핵인용 결정에 불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까지 불복 입장을 밝히면서 이들의 강경 행동을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는 '삼성동 사저 친박 전략회의'를 통해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최근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당명을 등록해 '새누리당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를 마친 상태이다. 새누리당이라는 당명은 박 전 대통령이 만든 이름이다. 이들은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서 원서를 배부하는 등 보수층의 입당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친박이 헌재판결에 대해 불복 의사를 밝히며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지만 당 지도부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별로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탄핵 선고 직전까지 탄핵에 대한 입장을 당론으로 정하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친박의 행동에 대해 "광장에 휩쓸리지 말라"며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을 뿐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탄핵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는 여론이 80~90%에 달하는 상황에서 마냥 민심을 외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헌재 판결에 승복해야 한다는 비박(비박근혜)과 충청권 의원을 중심으로 대거 탈당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바른정당에서는 탄핵에 찬성한 한국당 의원들의 탈당 및 합류를 요구하고 있어 당이 다시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내 의견의 분열로 한국당 내 대선주자들의 고심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13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홍준표 경남지사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민중재판으로 인식을 하기 때문에 지금은 광장에 촛불 바람으로 세상이 이렇게 뒤집혀져 있지만 정상으로 돌아올 때를 기다리는 듯한 그런 발언으로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에 앞서 "불복할 수 없는 것이 사법권의 독립이다 보니 (헌재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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