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혼밥·가성비' 내세운 창업시장…커피 지고 밥집 뜬다

불경기에 트렌디한 업종보다는 안정적이고 대중적인 '밥집' 견고한 성장혼밥족 겨냥한 1인 매장, 가성비 높인 무한리필·뷔페 형식 늘어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지난해 하반기까지는 1인 샤브매장이 1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5개까지 늘었습니다. 올해는 이러한 1인 고객을 겨냥한 콘셉트로 매장을 더 늘려나갈 예정입니다."9일 프랜차이즈박람회에 참석한 채선당의 허기환 부장은 "매장을 더 내고 싶지만 일단은 백화점이나 몰 등 특수상권 위주로 들어가고 있어 더 내고 싶어도 자리가 없다"며 "1인가구 트렌드 덕분에 지속적으로 문의가 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이날 학여울역 세텍(SETEC)에서 열린 프랜차이즈박람회에는 국내 140여개 업체, 200여 브랜드가 참석했다. 특히 이번에 참석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특징은 혼자 밥먹는 '혼밥족'을 겨냥하거나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이에 1인 매장을 내놓는가하면 가성비를 높인 무한리필, 뷔페 등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속속 눈에 들어왔다.대표적인 곳이 채선당이다. 채선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1인 샤브샤브인 '샤부보트'를 선보이고 매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2인 이상이 즐길 수 있었던 샤브샤브를 혼자서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으로, 매장도 20~30평 소형이라 창업부담도 덜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놀부부대찌개도 이날 박람회에서 1인 반상형 메뉴를 제공하는 '놀부부대찌개S'를 내세웠다. 1인단위로 인덕션이 있어서 혼자서도 충분히 부대찌개를 주문해먹을 수 있다. 유상명 수석FC는 "동종업계에서는 처음으로 1인매장을 선보이는 것"이라며 "투자비용도 1억원 미만이기 때문에 예비 창업주들에게 부담도 적다"고 말했다. 기존 놀부부대찌개 매장은 25평 이상만 고수해왔지만 서울시내에서 이 정도 평수에는 평균 월세가 400만원에 달해 점주들의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 1인 매장은 평수는 작아도 최근 혼밥 트렌드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비슷하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1인 매장으로의 전환 문의도 부쩍 늘었다. 유 수석FC는 "벌써 7개 매장의 기존 점주들이 1인매장으로 바꾸고 싶다고해 진행하고 있다"면서 "올해 1인매장과 뷔페형 매장 등을 합쳐 170개 신규매장을 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현재 놀부부대찌개는 국내에 총 96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1인 매장을 내세운 브랜드들과 함께 가성비를 높인 곳들도 크게 늘었다. 이날 박람회에서는 메뉴 가격을 낮춰 '저렴한 집밥'을 표방하거나 '무한리필'과 '뷔페'를 내세운 곳들이 유독 많았다. 고깃집은 1만900원에 무한으로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고기극장', 4인분+4인분을 내세운 '그램그램'이 눈에 띠었다.
특히 지난해까지만해도 커피나 디저트 등의 창업 브랜드들이 다수 참여했지만 올해에는 밥집들의 참여가 더 높아진 것도 특이점이었다. 불경기 속에서 유행주기가 짧은 트렌디한 음료나 디저트류보다는 안정적이고 대중적인 아이템이 더욱 선호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전통육개장', '홍익궁중전통육개장' 등에는 시식과 창업문의를 하려는 이들로 다른 프랜차이즈 부스보다 사람들이 배 이상 몰렸다. 최근 '집밥' 열풍에 소비자들도 간편하면서도 부담없는 한끼 식사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육개장의 경우 테이블 41개인 역삼점의 월 매출은 2억2600만원이며 테이블수가 22개인 서울 응암점도 평균 8200만원 가량의 매출이 나오는 것으로 집계됐다.이외 3900원짜리 김치두루치기전골을 파는 '기사식당', 가격 거품을 빼고 5000원대에 쌀국수를 내놓은 '포아이니', 3900원짜리 쌀국수집 '바푸리포' 등은 가성비를 내세우며 예비 창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임영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올해는 혼밥과 혼술족을 겨냥한 1인 메뉴 및 매장이 인기를 끄는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불황이 이어지다보니 트렌디한 업종보다는 안정적이고 대중적이며 고전적인 '밥집' 등이 견고하게 창업시장을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한 창업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1~2인이 운영가능한 소형매장도 인기"라고 설명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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