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주 드림위드앙상블 이사장, 국내 최초 발달장애 전문 연주자 직업모델 만들어-11년간 필리핀 아동 후원…18일 한국컴패션 어린이센터 조기 졸업
▲이옥주씨(가운데)와 두 아들 우진(왼쪽)과 동생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어떤 그릇이 될지 모르는 아이들인데 장애가 있다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그 꿈이 박탈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 우진이에겐 발달장애가 있고 필리핀에 사는 레오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요. 이 아이들을 교육을 통해 잘 보살피면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인류에 큰 공헌을 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도 있는 것이죠."사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 김우진씨가 중학교 2학년이 될 무렵 이옥주(여·58)씨는 정서 치료에 도움이 될까 싶어 우진씨에게 클라리넷을 배우게 했다. 비슷한 시기, 고등학교 동창의 소개로 알게 된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을 통해 필리핀 만다웨 지역에 살고 있는 레오(당시 8세)를 만났다. 11년이 지난 지금, 음대를 졸업한 우진씨는 클라리넷 연주자가 됐고 레오는 취업을 한 성인이 됐다.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컴패션 사옥에서 만난 이옥주씨는 발달장애를 가진 우진씨를 키우면서 11년간 레오를 후원해왔다. 2004년 컴패션 어린이센터에 등록돼 후원을 받았던 레오는 양육 프로그램을 잘 마쳐 수료 예정일 보다 앞서 18일 어린이센터 졸업식을 하게 된다.이씨에겐 사연 있는 아이들의 얘기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우연히 한국컴패션을 알게 된 이씨는 아들 우진의 이름으로 후원을 시작했다.
이씨의 또 다른 직함은 사회적 협동조합 '드림위드앙상블'의 이사장이다. 드림위드앙상블은 국내 최초 발달장애 전문 연주자 직업 모델이다. 6명의 아이들이 2년간 100회 이상 연주를 할 만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씨는 "장애 아이를 가진 부모의 걱정은 아이들의 미래가 보장 돼 있지 않다는 점"이라면서 "일을 한다고 해도 단순 노무직이나 1년 계약직이라서 지속적인 일자리를 찾기가 힘들고 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우진씨의 꿈은 뉴욕 카네기홀에서 연주를 하는 것이다. 모두가 말이 안 된다고 할 지라도 이씨는 그 꿈을 믿어 볼 작정이다. 이씨는 "처음에 우진이에게 클라리넷을 가르칠 때 남들이 미친 짓이다 손가락질해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이겨냈다"면서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을 그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아이의 한계를 규정짓지 않고 한 가지를 파고드는 발달장애 아이의 장애 특성을 장점으로 만들어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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