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비중 상위 10개株 중 7개 주가 '뚝'…일부 종목은 공매도 투자 수익률 8% 넘어 코스피 상승률의 4배 이상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투자 비중이 높은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연초에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종목은 공매도 투자 수익률이 8%를 넘어 코스피 상승률의 4배를 훌쩍 넘었다. 1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비중이 높은 상위 10개 종목 중 7개 종목의 주가가 연초부터 지난 8일까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빌려서 팔고 향후 주가가 내리면 싼값에 되사서 갚아 시세차익을 챙기는 투자 방식이다. 투자자의 예상과 달리 공매도한 종목의 주가가 오를 경우에는 손실을 입게 된다. 올 들어 공매도 비중이 높은 1~10위 종목의 평균 공매도 비중은 20.27%였는데 연초후 주가수익률은 -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9%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공매도 투자가 통한 셈이다. 코스피, 코스닥 상장 종목 전체를 기준으로 계산해도 올해 공매도 비중 평균은 2.26%, 주가수익률 평균은 -1.9%였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일수록 주가 하락폭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이 기간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금호석유였는데 공매도 비중이 24.22%였다. 이 종목은 올 들어 주가가 5.9% 하락했다. 다음으로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은 휠라코리아(주가 상승률 -4.3%), 호텔신라(-10.1%), 코미팜(-5.7%), 넥센타이어(4.6%), CJ대한통운(-11.5%), 제넥신(-11.4%), 코스맥스(0.4%), 아모레G(-10.5%), NHN엔터테인먼트(14.3%)로 나타났으며 3곳을 제외하면 모두 올 들어 주가가 내렸다. 공매도 투자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올 들어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금호석유의 올해 공매도 평균가(올해 누적 공매도 거래대금을 공매도 거래량으로 나눈 값)는 8만3995원이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금호석유 주식을 빌려 평균 8만3995원에 팔고 8일 종가인 7만7200원에 되사 주식을 갚았다고 계산하면 평균 8.08%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투자자들마다 공매도 단가가 다르기 때문에 수익률도 각자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8%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다만 공매도가 기관과 외국인 위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일부 투자자가 공매도로 돈을 벌었다면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매도는 기업 적정 가치 평가 및 주가 거품 제거의 순기능이 있지만, 개인은 사실상 공매도 제도를 활용하지 못해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다. 공매도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한국거래소는 다음달부터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를 실시한다. 비정상적으로 공매도가 급증, 가격이 급락하는 종목을 장 종료 후 골라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하고 다음날 하루 동안 관련 종목의 공매도를 제한하는 게 주요 골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하면서 공매도 대기수요인 대차잔고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증시 하락에 베팅하려는 수요가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뜻으로 개인 단기 투자자의 경우 대차잔고 급증 종목에 대한 매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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