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와 전병관 변호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이 반복되거나 어이 없는 질문을 계속해 눈총을 사고 있다. 그동안 '특검 해체', '촛불집회 종북세력' 발언과 '무더기 증인신청'으로 논란을 빚어온 대통령 측이 변론기일에서조차 고도의 지연작전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대통령 측의 '어이상실ㆍ중복질문' 논란에는 서석구 변호사(73ㆍ사법연수원 3기)가 한 가운데에 있다. 7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증인신문에서도 이 같은 행동은 반복됐다.서 변호사는 정 전 사무총장이 국회 소추위원단의 신문 도중 "재단을 떠날 무렵 (문자메시지를) 다 지웠는데 일이 커지고 나니 괜히 지웠다 싶어 민간 포렌식 업체를 찾아가 복구했다"고 말했는데도 신문 말미에 "보통 보면 (문자메시지 복구) 능력을 가진 사람이 적다. 어떻게 복구했나"라고 다시 묻기도 했다. 또 정 전 사무총장이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 사업을 최순실(구속기소)씨가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서 변호사는 "문화체육관광부나 국기원 등이 추진한 사업을 어떻게 최씨가 지시했다고 단정하나"라고 반복해 묻기도 했다. 이에 강일원 재판관은 "아까 그런 내용으로 반문했었다. 증언 내용을 잘 들으셔야 한다"고 제지하기도 했다.
서석구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서 변호사의 이 같은 행동은 앞서서도 있었다. 지난 8차 변론기일에서 차은택(구속기소)씨를 신문할 때는 "증인은 갑상선 수술을 받았고 중국에서 귀국한 후 체포돼 새벽까지 검찰조사를 받았는데 협박이나 압박을 느끼지 않았냐"는 강압수사 작전을 펼치다가 차씨가 "철야조사에 동의했다"고 답해 실패하기도 했다. 때문에 같은 대통령 대리인단에서조차 서 변호사의 질문 때 분위기가 얼어붙기도 한다. 7일에도 서 변호사가 재판관의 제지를 받자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손으로 머리를 감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2차 탄핵변론 기일에서 서 변호사가 '박 대통령은 여론 모함으로 사형장에 가는 소크라테스와 같다'고 말해 논란이 됐을 때도 '공식 입장이 아니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그러나 서 변호사는 박사모 회원 등 일부 대통령 우호세력에게는 지지를 받고 있다. 서 변호사가 7일 국회측과 기자들을 향해 "누가 안하무인이냐, 4~5월 대선이라는 이야기가 언론에 나오게 한 게 국회 쪽 아니냐"고 소리쳤을 때도 몇몇 방청인들이 환호하기도 했다.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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