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엄포에 中 긴축 모드로…원·달러 환률 한달새 70원 떨어져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우리나라 금융시장이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다. 외환시장의 민감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각종 미국발(發) 이슈에 크게 출렁이면서 환율은 석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긴축 모드로 들어간 중국의 통화정책 역시 국내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요소로 떠올랐다.6일 서울외환시장에 원ㆍ달러 환율은 1138.0원에 개장했다. 전거래일보다 9.6원 내린 수치로, 지난해 11월9일(1129.0원 개장) 이후 가장 낮다. 지난 달 초만해도 1210원 초반대까지 올랐던 환율이 약 한 달 만에 70원가량 떨어진 것이다.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전 세계 주요국 통화 중 두 번째로 많이 올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5.2% 올랐는데, 이는 6.2% 오른 호주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상승폭이 컸다. 엔화와 유로화는 각각 3.3%, 2.6% 올랐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은 22만7000명(계절조정치)으로 시장 예상치인 17만∼19만명을 웃돌았지만 민간부문 시간당 임금은 전월대비 3센트(0.12%) 오른 26달러에 그친 것이다.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지난 주말 고용지표가 호조로 나왔지만 임금상승률이 부진하면서 '취업은 했어도 소득은 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실질적으로 소비에 도움이 안 되는 결과로 시장의 실망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은 이처럼 미국의 각종 지표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올해 첫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언급이 없으면서 1150원대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원ㆍ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폭은 지난해 12월 6.0원에서 지난달 7.7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트럼프 미국 정부가 중국을 '환율전쟁'의 타깃으로 삼으면서 그 여파가 우리나라에 미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달 초 춘제 연휴 후 첫 개장한 3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8556위안으로 고시했다. 전거래일보다 0.05% 낮춘 것인데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위협에 위안화 가치를 소폭 절상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경우 최근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에서 안정으로 한 발짝 '긴축'으로 움직여왔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금융기관의 중기유동성지원창구 금리를 10bp(1bp=0.01%포인트)인상했고, 광의통화(M2)와 단기금리를 운용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시장원리에 입각한 통화정책 등 시장원리에 입각한 수단을 도입했다. 성장이 위축되면서 내부적으로도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미국과 중국의 행보에 국내 경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미국의 '달러 강세 누르기'는 원화와 위안화의 절상을 불러 결국 국내 경제성장률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원화와 위안화가 10%씩 절상되면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고, 우리 경제성장률이 오는 2019년까지 매년 0.4~0.7%포인트 깎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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