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성(性)에 대한 이야기를 금기시하던 과거엔 숙박업소에 대해 언급하는 일은 좀처럼 드물었습니다. 숨겨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굳이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죠. 하지만 요즘은 다릅니다. 요즘 청춘들은 앱으로 숙박업소의 가격과 시설을 꼼꼼히 따집니다. 수위를 넘나드는 광고가 주목을 받기도 하는 시대가 왔죠.24일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기준 숙박업소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44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숙박업소와 숙박 앱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3.2%가 숙박업소는 더 이상 숨어서 이용해야 하는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모텔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는 공간이라는 인식(20대 85.3%, 30대 81.3%, 40대 초반 76.5%)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숙박업소 이용 목적은 'OO'=최근 6개월 동안 숙박업소를 이용했던 가장 큰 목적은 여행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여행(67.4%, 중복 응답)을 위해 숙박업소를 이용한 경우가 단연 가장 많았으며, 해외여행(33.1%)에서의 숙박업소 이용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국내여행(남성 64.4%, 여성 70.4%)과 해외여행(남성 25.2%, 여성 41%)을 다니면서 숙박업소를 이용한 경험이 많았다. 물론 숙박업소는 연인과의 데이트(24.6%)을 위한 공간이기도 했다.연인과의 하룻밤을 위해 숙박업소를 찾았다는 응답은 20대(43.5%)와 미혼자(36.1%)에게서 훨씬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여행시 주로 많이 이용하는 여성에 비해 남성은 데이트를 위한 목적(남성 29.8%, 여성 19.4%)으로 숙박업소를 찾은 경험이 좀 더 많은 특징을 보였다. 그밖에 기분 전환차원에서 이용했거나(23.2%), 휴식을 위해 잠시 머물렀거나(16.6%), 출장을 갔을 때(12.3%) 숙박업소를 이용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모텔에 대한 고정관념 NO"=직장인 이여진(28)씨는 지난해 연말 친구들과의 파티를 위해 서울 영등포구의 한 모텔을 예약했다. 앱을 이용해 3인이 들어갈 수 있는 방을 구하고, 음식을 준비해 하루를 보냈다. 이씨는 "술집에서 밤 새기는 피곤하고, 다들 부모님이랑 같이 살아서 집에 가기도 힘들어 방을 하나 잡았다"며 "요즘엔 모텔에서 연말파티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해보니까 편하고 좋았다"고 이용후기를 남겼다. 숙박앱 '여기 어때'를 서비스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남성 못지않게 여성의 숙박앱 이용이 많다. 주로 남성이 주도적으로 모텔을 찾을 것이라는 생각이 편견에 지나지 않았음이 드러난 것이다. 바로예약 최다 이용 기록 보유자도 여성이다. '여기 어때'에 따르면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바로예약을 가장 많이 이용한 가입자는 20대 초반의 여성으로 모두 88번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숙박 앱의 여성 이용이 많이 나타난 것은 최근 모텔이 고급화 경향과 맞닿아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파티룸이나 개인 풀장을 갖춘 모텔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위드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근에는 20대중에는 파티룸을 갖춘 중소형 호텔에서 모임을 갖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대형 호텔 못지 않은 시설로 가족 단위 이용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진=여기어때 광고영상 캡처
◆"선정적이거나 센스있거나" 숙박 앱 광고= "아 더워 씻고 싶어. 기회는 항상 예고없이 찾아온다" "오빠 저런 거 가능해? 불타는 청춘들을 위하여" 코믹함과 19금을 넘나드는 이 멘트들은 한 숙박앱의 광고에 등장한다.숙박 앱 시장의 확대로 업체간 광고 경쟁도 치열해진 가운데, 실제 숙박 앱 광고를 접한 소비자도 많았다. 전체 10명 중 8명(78.2%)이 숙박 앱 영상 광고를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최근 숙박 앱 광고가 많아진 것 같다는데 전체 86.3%가 동의할 만큼 숙박 앱 광고는 이미 소비자들에게 많이 노출되고 있었다.반면 숙박 앱 광고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전체 62.7%는 숙박 앱 광고가 성에 대한 인식을 재미있게 잘 풀어낸 것 같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반면 56.7%는 숙박 앱 광고내용이 다소 선정적인 것 같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특히 여성(64.8%)과 40대 초반(66%), 자녀가 있는 기혼자(70.3%)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큰 편이었다. 다만 숙박 앱 광고에 대한 구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목소리(48.8%)는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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