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노사 비극]현대重 '파업'·대우조선 '분사'…새해부터 대립각(종합)

현대중 노조, 새해 첫 부분 파업대우조선 노조도 간접생산직 분사 통보에 공식 항의새해부터 노사 갈등…"구조조정 지연 가능성"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김혜민 기자] 국내 대형 조선사가 구조조정 문제를 놓고 새해 벽두부터 갈등을 키우고 있다. 대립의 키워드는 '분사'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11일 오후 새해 첫 파업을 벌이며 단체 행동에 나선다. 사실상 파업이 힘든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사측에 공식 항의하고 다각도로 대응방안을 찾는 중이다. 사측은 구조조정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4시간 동안 파업을 벌인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사업장 내에서만 이뤄지며, 3000명 정도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번 주부터 매일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해 5월 10일 상견례를 시작해 8개월 동안 70차례 넘게 협상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구정 연휴 전 타결 전망이 어두워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낸 것이다.  노조는 사측의 구조조정안의 핵심인 6개사 분사(조선해양엔진ㆍ전기전자ㆍ건설장비ㆍ그린에너지ㆍ로봇ㆍ서비스)도 저지하겠단 입장이다. 선박해양 AS 등 서비스사업부문은 이미 한 달 전 직원 190명을 둔 회사로 출범했다. 나머지 회사들도 오는 4월까지 분사가 완료된다. 조합원들 사이에선 위기감이 팽배한 만큼 "총파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들려 분사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달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2년 만에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 복귀한 것도 분사를 막기 위해서였다. 분사는 노동조합의 해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금속노조가 현대중공업 노조 투쟁에 합류하는 시기는 가입 절차가 마무리되는 이달 중순 이후다 . 임단협에 금속노조 교섭단이 투입되거나 금속노조가 파업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사측의 간접생산직 분사 계획 통보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최근 노조에 분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분사 대상은 크레인ㆍ지게차 등 중기계를 운전하고 장비 수리, 블록 운송, 신호 등을 하는 생산지원 분야다. 이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은 대략 1000~1100명 정도에 달한다. 노조는 "사람이 나가는 분사엔 반대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노사 간 교감되지 않은 내용을 보낸 것에 강력히 항의한다, 노사합의의 정신에 어긋난다"며 사측에 공식 항의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람을 내보내면 배를 만들 수 있는 자원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현재 사측과 협의 중인데, 잘 안될 경우를 대비해 여러각도에서 대응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미 분사 계획이 포함된 자구안 이행에 동의하고 파업 금지를 약속한 만큼 투쟁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다만 분사에 따른 인력 이동에 대한 노사 협의가 길어질 경우 그만큼 구조조정 작업도 지연될 수 있다. 고용보장 등의 내용이 담긴 임금ㆍ단체협상 합의도 같이 늦어질 수 있다. 노사는 현재 지난해 임단협 합의를 마무리짓지 못했다. 노조는 임단협안에 기본급 인상 등 임금에 대한 부분을 제시하지 않은 대신 고용보장과 생활임금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등 5대 안건을 제시한 상태다. 사실상 구조조정과 임단협을 연동시켜 놓은 것. 노사는 설 전까지 협상을 마무리하자고 합의한 상태지만 노사 간 간극이 커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절벽 상황에서 노사 갈등은 오히려 발주처에게 약점만 잡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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