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얼마 전 육군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최근 5년간 육군사관학교 교수인원, 교수별 과목과 교재종류 등에 대한 정보였다. 이에 육군은 국민신문고로 떠밀었고 당사자인 육사는 "학교운영에 관한 비밀과 개인정보 등 민감한 자료가 포함돼 학교의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공개를 통보해왔다. 하지만 교수의 수가 국민혈세로 운영되는 학교운영에 대한 비밀인지, 교수 이름, 전화번호 등을 배제한 정보가 개인정보인지 의문이 든다. 육사는 지난 2013년 5월 생도 간 성폭행 사건과 생도들의 해외방문 기간 음주, 마사지 업소 출입 사건이 발생했지만 언론에 보도돼서야 "조사가 끝나면 발표하려 했다"고 말했다. 당시 육사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언론에 사실이 흘러나가지 않도록 보안대책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군 특유의 은폐하는 '쉬쉬문화'는 비단 육사뿐만 아니다. 국방부도 마찬가지다. '국내 대학 중 군과 관련된 학과를 설치한 대학의 수'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자 "담당부처가 아니라 알 수 없다"고 했다. 대학에 군 관련 학과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국방부가 인가를 해야 하지만 쉬쉬한 셈이다. '군이 보유한 골프장의 수'를 요구하자 "군내 설치된 골프장 위치가 노출될 경우 국가안보를 헤칠 우려가 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방부의 정보공개율은 형편없다. 행정자치부가 운영중인 정보공개홈페이지에 따르면 올해 46개 중앙행정기관의 평균 정보공개율은 48.9%다. 외교안보분야 중 통일부는 47.8로 전체 평균율과 비슷했지만 외교부는 27.2%, 방위사업청은 19.6%다. 국방부는 19.6%로 가장 낮았고 전체 중앙행정기관 중 공개율이 44위를 기록했다. "언제나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국방부의 쉬쉬문화가 여전함을 보여주는 수치다. 올해 한해 사드를 비롯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등 이슈가 수두룩했지만 말뿐인 소통만 외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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