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산업계 '불확실성 커졌다'…對韓 무역장벽 첩첩산중(종합2보)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미국이 14일(현지시간) 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산업계가 업종별, 지역별, 품목별로 수출에 미치는 영향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은 국제 금융시장 불안, 유가 하락, 신흥국 경기침체를 불러와 우리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산업계는 이번 금리 인상이 예견된 상황이고 긍정적ㆍ부정적 영향이 혼재하고 있어 단기적인 유불리를 따지지는 않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 외에도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흐름, 유가, 환율, 원자재 가격의 변동, 여기에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통상갈등 등의 시장변화를 주시하며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대미 수출 맑음 vs 신흥국 수출 흐림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과 경기침체는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의 대(對)신흥국 수출 비중은 2013년 59.2%에서 2016년 10월 기준 57.1%로 감소하는 추세이나 여전히 총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강(强)달러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신흥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경우 대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수출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에 미국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대미 수출은 오히려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어 신흥국으로의 수출부진을 만회할 수 있다.-환율↑ 수익성개선에 도움…신흥국부진·유가·원자재값 상승은 부담수출 비중이 90%가 넘는 전자업계는 달러결제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강달러에 따른 환율 상승은 매출과 수익에 도움이 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계는 모두 달러화뿐만 아니라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 다양한 통화를 결제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어 자동적인 환헤지 효과가 있다. 하지만 달러화 강세로 인한 이익보다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를 더 우려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다른 국가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결제통화 다변화와 헤지를 통해 환율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는 대미 수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면서도 신흥국으로의 수출부진 우려가 크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과 유럽, 인도에서는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미국은 3분기까지 1%대 증가에 그쳤고 러시아와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에서는 판매가 부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산 우선주의 정책을 채택하기로 하면서 현대차의 미국 공장에서의 생산과 판매 확대는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겠다. 다만 인도를 제외한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노력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電·車, 대미수출이 신흥국부진 만회…鐵·化, 수입부담 수출확대로 상쇄원료 수입과 제품 수출을 동시에 하는 철강업종은 환율영향이 적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은 철강재 수출단가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높이지만 석탄, 철광석 등 원재료 수입부담은 커진다. 달러 강세가 유가 강세로 이어질 경우 미국과 중동의 경제가 살아나면서 철강재 수출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개발도상국 경제가 어려워져 수요가 줄어들면 역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정유업계도 긍정적·부정적 영향이 혼재한다. 환율 상승과 유가 하락은 정유업계의 원유도입 비용을 늘리지만 주요 수출 대상국인 신흥국의 석유제품 수출가격에 이를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달러결제 비중이 높을수록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로 유가가 상승하면 강달러ㆍ유가 하락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훈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우리 기업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국내외 금융ㆍ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환리스크에 취약한 중소기업은 환변동 보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고 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호무역에 비관세장벽까지…해외 시장서 입지 좁아져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비관세장벽이 통상갈등을 주도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한국기업과 한국산 상품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세계 전체의 비관세장벽 높이는 그대로인 데 비해한국을 특정해 겨냥한 비관세장벽은 최근 4년간 2배 이상으로 높아졌다.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최근 비관세장벽 강화동향과 대응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만을 겨냥한 비관세조치(non-tariff measures)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4년간(2008~2012년) 65건에서 최근 4년간(2012~2016년) 134건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반면 전 세계 비관세조치 건수는 4천836건에서 4천652건으로 오히려 3.8% 줄었다. 제품통관 위생검역(SPS)은 금융위기 직후 5건이었으나 최근 4년간 19건으로 급증했다. 이어 반덤핑 관세는 금융위기 직후 4년간 57건에서 최근 4년간 105건으로 84.2%증가했다. 상계관세 역시 3건에서 10건으로 늘었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고, 특히 WTO(세계무역기구) 제소가 어려운 비관세장벽이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이 한한령(限韓令)으로 한류산업을 규제하고 화학제품ㆍ전기차 배터리 등 품목으로 비관세조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대한상의는 "선진국들은 기술표준과 위생검역으로 후발국들이 충족시키기 어려운 비관세장벽을 쌓고, 신흥국들은 일방적으로 수입을 금지ㆍ제한하거나 통관절차, 필요서류, 심사 등을 복잡하게 설정하고 있다"며 "정부가 비관세장벽위원회 등을 활용해 협정이행을 촉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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