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이 해체 수순을 밟는다. 기획·전략·커뮤니케이션·법무·인사 등을 총괄하는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향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자연스럽게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청문회를 통해 미전실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어 "선대 회장이 만든 조직이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설명했다.미전실은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1959년 5월 고 이병철 선대 회장의 지시로 만들어진 비서실이 뿌리가 됐으며, 이건희 회장 시대에 구조조정본부(1998~2006년), 전략기획실(2006~2008년)을 거쳐 미전실의 모습을 갖췄다. 삼성 특검 이후 모양을 갖춘 미전실은 과거 비서실의 역할 대신 삼성그룹의 미래와 전략을 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며 각종 의혹이 불거졌고, 결국은 과거 비서실, 구조본 등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비난이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과 승마협회가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 관련 활동에 불법적으로 자금을 지원한 정황이 드러났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주도하는 등 오너 일가를 위한 법적 책임이 없는 조직이라는 비판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미전실 해체가 예상된다는 설이 나돌았다.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이 부회장이 미전실의 유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 이전부터 미전실 해체를 고심하고 있던 이 부회장이 이번 사태와 청문회를 거치며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미전실 해체를 공식화한 만큼, 이제는 미전실의 해체 시점이 중요해졌다. 특검 등 여러가지 절차가 남은 만큼 당장 미전실 해체를 선언하지는 못하겠지만, 이 부회장의 말을 번복할 수는 없다는 전망이다. 미전실이 해체되더라도 삼성그룹의 전반을 살피는 인력은 필요하다. 이 때문에 결국 미전실의 기능들은 각 계열사로 분산되고,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에서 여러가지 업무를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역시 "어떻게든 모든 임직원이 힘을 합쳐 삼성물산을 정말 좋은 회사로 만들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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