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center>[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박영선 : 지금 재산이 얼맙니까이재용 : 정확한 숫자는 잘 기억 못하겠습니다박영선 : 보통 8조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죠?그동안 증여세나 상속세는 얼마나 내셨습니까이재용 : 박의원님 송구스럽지만 이 과정에서 저희가 국민 여러분들께...박영선 : 자 묻는 말에 대답해주세요, 상속세 얼마나 내셨습니까이재용 : 제가 정확한 액수는 잘 모르겠고요, 많은, 저...박영선 : 자료 제출해주세요 제가 알기로는 16억 내셨습니다. 아버지로부터 60억 받아서 16억 내고 8조의 재산을 일궜습니다 굉장히 성공하셨죠?6일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 1차 청문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 장면은 국민들의 시선을 잡아당겼다. 사실 최순실 국정조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압박성 질문'이었는데도 이재용 부회장은 당황한듯 말을 잇지 못했다. 야당 의원은 국내 최대기업 오너 부회장의 재산을 물었고 상속세 납부액을 질문했다. 상속세와 관련한 부당함을 직접적으로 추궁하는 것도 아니었고, 60억을 상속받아 상속세를 16억을 냈다는 사실만 적시했을 뿐이다. 박의원은 현재의 재산과 비교한 뒤 '굉장히 성공하셨죠?'라는 알듯 모를 듯한 질문을 덧붙였다.평소에 얼굴조차 보기 어려운 대기업 총수를 TV화면 앞에 불러앉혀(정확히 말하면 국회 청문회장이지만) 국민들 앞에서 공개적인 무안을 주는 '이벤트'로 청문회가 자주 활용되어왔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 또한 평범한 장면이지만 머뭇거리며 질문의 덫을 피해가려고 애쓰는 젊은 기업인의 모습이 썩 개운하지는 않은 게 사실이었다.특히 증여세나 상속세와 관련한 질문은, 아무리 철저히 답변 준비를 하고 나왔다 해도, 스무 고개나 술래잡기처럼 말의 '꼬리'가 잡힐 수 있는 아킬레스건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야당 의원이 굳이 이런 곁가지 질문을 던진 것도 그런 전략이 깔린 것이었을 터이다. 이부회장은 난감한 질문 앞에서 안쓰럽게도 상대 의원을 호명하며 "송구스럽지만 이 과정에서 저희가 국민 여러분들께"라는, 맥락에 맞지 않는 답을 내놓았다. 국정조사에 대비해 연습해왔을 '송곳 추궁 피해가기'의 '두리뭉수리 모범답안'이 갑자기 떠올랐던 것일까. '송곳'엔 '송구'로!이날 청문회에서 이재용부회장은 '송구'라는 말을 18번이나 남발해, '송구재용' '송구드래곤(재드래곤에서 응용)'이란 닉네임을 얻었다.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또다시 재연된 '정경유착' 문제의 핵심은, 물론 손을 벌리고 팔을 비트는 권력 쪽에 1차 책임이 있지만 권력에게서 자유롭기 어려운 이 땅의 기업 생태계와 늘 숱한 '약점'들로 전전긍긍하는 기업인 생리 또한 책임을 피하긴 어렵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하는 씁쓸한 장면이었다.<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612061020354189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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