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거부에 '회초리' 든 교육부

전국 14개 교육청 불채택 방침에 법적대응 예고대안교과서 편향성 지적하며 '압박' 작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교육부가 전국 시ㆍ도교육감들의 국정 역사교과서 거부 움직임에 대해 법적 대응 방침을 선언했다. 시도교육청이 개발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보조교재(교수ㆍ학습자료)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학교 현장에서 국정교과서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교육감들을 압박하고 자체 개발중인 대안교과서를 깎아내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이영 교육부 차관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교육과정의 편성 및 운영에 대한 권한은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회에 있다"며 "서울ㆍ광주ㆍ전남교육청은 학교에 교과서 선택과 교육과정 편성권한을 돌려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이 차관은 "교과서 개발 과정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이 실제 사실인 것처럼 보도되고 있고, 학계 내에서조차 아직 정리되지 않은 내용을 근거로 올바른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부실교과서로 낙인 찍기 위한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시정명령과 특정감사 등 교육현장의 정상화를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각 시도교육청이 추진중인 역사교과서 보조교재의 편향성과 부적절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시도교육청이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기존 교재들을 분석한 결과, 무조건적인 군비축소나 평양에 대한 미화,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표현 사용 등 다수의 문제점이 발견됐다는 주장이다.이 차관은 "교육기본법 6조의 '교육의 중립성'을 위반한 보조교재를 학교 현장에서 즉시 회수하고 위법한 대체교과서의 개발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이와 관련 박성민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 부단장은 "민주인권평화교교육 학습 자료를 보면 천안함 침몰이라는 부적절한 용어가 담겨 있고, 한 보건교육교재에는 택배기사가 강간을 했다는 내용도 가감 없이 소개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박 부단장은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부적절한 보조교재를 폐기할 것과 이 같은 교재 사용을 승인한 공무원들에 대한 문책까지도 요구할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하지만 교육부의 이같은 주장은 근거도 명분도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이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에 대해 학교장과 협의한 것은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6호(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에 따른 것으로 교육부의 시정명령이나 특정감사 대상이 아니다"며 "교육부조차 추진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는 국정교과서를 학교에 배포하면 혼란을 더 가중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현재 울산과 대구, 경북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교육감들은 국정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적용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서울은 모든 중학교가 역사 과목을 1학년이 아닌 2ㆍ3학년에 편성하기로 했고, 장휘국 광주교육감과 김병우 충북교육감도 내년도 중학교 수업에 국정교과서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서울과 강원ㆍ세종ㆍ광주ㆍ전북교육청 등은 국정교과서를 대체할 대안교과서도 준비중이다.이에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을 거치지 않고 일선 학교에 직접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택배로 보내 교사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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