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도 불붙은 '불복종' 움직임 … 국회 '탄핵추진'·박원순 '국무위원 총사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청와대와 국민 사이에 대결 구도가 전개되면서 정치권에서도 '불복종'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청와대를 사실상 기능정지 상태로 만들 수 있는 예산삭감안을 고민하는가 하면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이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직무유기로 고발하고,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 총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나라살림연구소는 22일 청와대가 조직만 유지할 수 있는 최소유지경비를 산출했다. 국회에서 예산 삭감을 통해 청와대를 업무 중지로 만들려면 세부적으로 어떻게 예산을 삭감해야 할지를 사전 검토한 것이다. 이 예산 삭감 계획에 따르면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대통령 경호실과 비서실 예산 1822억원 가운데 1344억원의 예산을 삭감하면 조직 자체는 유지할 수 있지만, 국정을 관장하는 등 업무는 추진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소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 예산 삭감 계획안은 국회 일부 의원실 요청으로 검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버티기에 들어간 청와대를 압박하기 위해 국회가 가진 예산심의권을 최대한 활용해 이 같은 예산 삭감에 나설 준비를 한 것이다.국무위원들의 총사퇴 요구도 나왔다. 의결권 없이 발언권만 갖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22일 국무회의에서 참석해 "나라가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여기 있는 국무위원들의 책임이 크다"면서 "국무위원 한 명이라도 대통령에게 제대로 직언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나라가 이렇게 되었겠냐"고 질타했다. 그는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국민을 선택할 것인지 대통령을 선택할 것인지 결단하기 바란다"면서 국무위원 총사퇴와 박 대통령 퇴진 촉구를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당시 직무 유기 및 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상 불소추특권으로 기소할 수 없음에도 고발 조치가 이뤄진 것이다.박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최종적으로 파면하기 위한 탄핵도 본격적인 수순에 들어갔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탄핵이 12월 초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야당은 탄핵 의결 정족수가 확보되는 대로 절차를 밟겠다며 실무적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되어야 하는 절차 등을 고려해 본회의가 연속적으로 잡혀있는 2일 또는 9일 등이 디데이(D-day)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정치권 외에도 시민들 역시 불복종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동맹휴업, 노동계에서는 정치 총파업을 준비 중이다. 이번 주 주말 집회를 앞두고 대학가에서는 동맹휴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다음주에는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시민들의 경우에도 각각 집 앞 베란다에 퇴진 요구 현수막을 내건다거나 개인 승용 차량에 퇴진 요구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불복종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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