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눈]'트럼프 4가지'가 우리경제 쥐락펴락?

보호무역·인프라 투자·에너지·금리 '미국發 태풍변수'…'트럼포노믹스'를 주목하라

도널드 트럼프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꺾고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일어날 것 같지 않던 일이 벌어진 만큼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국내 증권시장과 환율 시장은 크게 출렁였습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내세운 주요 공약들이 실현됐을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정책 강화로 우리 수출 기업 타격 우려트럼프가 내세운 여러 경제관련 공약들 중에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사항은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정책입니다. 트럼프는 선거기간 중 자주 자유무역주의의 문제점에 대해 설파했습니다. 자유무역주의로 인해 미국의 중산층이 줄어들고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자유무역협정(FTA)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자유무역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협정들을 손보겠다는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특히 한미 FTA를 미국 내 일자리를 좀먹는 조약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에 트럼프가 자국 기업 우대 정책 및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할 경우, 우리나라의 주요수출품목인 자동차, 철강, 섬유 산업 등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동차와 철강 같은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산업인 만큼 철저하게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트럼프 당선과 관련해 미국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을 최근 인터뷰했는데 향후 미국산 제품 이용을 의무화하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규정이 강화될 것이기에 미국의 자동차, 철강, 섬유 산업 보호를 위해 대외 통상압력을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바 있습니다. 불행 중 다행스러운 점은 트럼프의 통상정책은 중국과 멕시코(NAFTA)를 더 적극적으로 비난해 왔기 때문에 한국과의 교역 문제는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천문학적 액수의 인프라 투자 수혜 가능성트럼프가 대통령 당선 이후 강조한 점 중에 하나는 대규모 인프라스트럭쳐(사회기반시설)를 건설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트럼프는 당선 직후 연설을 통해 "도심을 재건하고 도시를 활성화하고 교량과 터널과 학교와 병원과 공항을 다시 지어 미국의 인프라를 재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수백만 명 이상에게 일자리를 되찾아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임기 동안 1조달러(약 1150조원) 규모의 공공 인프라 투자를 공언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건설업, 통신인프라, 운송, 건설기자재 분야 수요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기업들 중에 미국에 건설 및 건설기자재 통신인프라 등을 수출할 여력이 있는 회사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트럼프는 미국 공공보건 시스템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 해외 의약품 수입 개방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국내 의약품 수출기업들에게도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화석연료 적극생산으로 에너지 시장 요동 전망트럼프는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 생산 확대를 통한 에너지 독립을 주장해왔습니다. 미국인들이 수백년 동안 쓸 수 있을 만큼의 자원이 미국 내에 있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이득을 취하자는 입장입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미국내 원유 생산량 증가입니다. 트럼프는 원유 생산을 늘려 석유수출국기구(OPEC)로부터 수입을 줄이겠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미국 내 원유 생산은 확대되고 국제유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는 또한 기후변화를 거짓말이라고 칭하고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도 반대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죠. 트럼프의 이같은 에너지 정책은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같은 신재생산업 기업에게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석유나 석탄 같은 전통에너지에 대한 규제는 완화돼 굴착 장비, 발전 장비, 에너지 운송 및 저장 산업은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12월 미국 기준금리인상 가능할까트럼프 당선과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다음달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그동안 미국의 저금리 정책에 대해 일관성이 없는 발언을 해왔습니다. 제로 금리는 수많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 반면 금리를 인상하면 나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혼선에도 미국 연준이 12월 금리인상을 쉽게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것은 트럼프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종종 밝혀왔기 때문입니다. 그는 옐런에 대해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임기만료 후 옐런 의장을 재지명하지 않겠다고 강조해왔습니다. 만약 미국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실시하지 않으면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 정부도 정책적인 시간을 벌게 됩니다. 환율이나 증시 등 여러가지 여건상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트럼프가 미국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경기가 꾸준히 회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트럼프가 공언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을 위해서는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국채 발행은 금리 인상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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