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문의' 딱지 붙은 빈 점포↑해외 바이어도 물량 규모 30% 줄여상인간 갈등에 코리아세일페스타 특수 못봐 면세점 낙수효과 '아직'…"개별 관광객 증가 기대"
31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모습. 이날 남대문시장은 방문객들보다 상인들이 더 많은 모습이었다. 특히 시장 내에는 노점상들이 모두 철거된 상황이라 휑한 분위기는 더했다 .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지난 31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대문 시장은 손님은 커녕 호객 행위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을 정도로 썰렁했다.시장 내 위치한 액세서리 상가인 랭땅 빌딩 2층에는 바둑판처럼 배열된 점포들 사이로 10여개가량의 빈공간과 함께 '임대문의' 문구가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20년간 가게를 운영한 한 상인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다보니 점포를 내놓는 이들이 늘었다"며 씁쓸해했다. 그는 "예전 같으면 빈 점포가 나오지 않아 대기번호를 받아야했는데 이젠 손님은커녕 가게들마저 사라지는 추세"라고 한숨지었다. 다른 건물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상인은 "서울시나 기업들이 재래시장을 살려보겠다고 내놓은 안들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며 "코리아세일페스타ㆍ면세점 낙수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아무런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민관 합동 쇼핑ㆍ관광 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 효과도, 인근에 위치한 신세계 면세점 방문 외국인 관광객들의 유입도 장기불황을 이겨내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실제 이날 남대문시장은 방문객수보다 상인들의 수가 훨씬 더 많은 모습이었다. 한 액세서리 가게 주인은 "주요 고객층인 중동 등 해외 바이어들이 계약 물량을 30% 가량 줄였다"며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지 못한 영향"이라고 전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상인 간 갈등 때문에 코리아세일페스타 특수도 누리지 못했다. 남대문시장은 시장상인과 노점상인간 갈등으로 지난 달 19일 뒤늦게 행사에 참가했다. 다수의 상인들은 홍보 등 사전 준비가 충분치 않았던 터라 특수를 보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31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내 위치한 액세서리 도매상가 랭땅 2층 액세서리관에는 '임대문의' 공지가 걸린 빈 점포들이 10여곳가량 됐다.
상인들은 천편일률적인 행사 계획에도 불만을 나타내며 재래시장 업태의 특성을 담지 못했다고 성토했다. 한류스타 상품을 판매하는 한 업자는 "재래시장의 경우 50% 등 일률적인 할인율을 제시하기 어렵다"며 "시장마다 특색을 살릴 수 있어야 방문객 수도 증가하고, 상인들도 실질적인 매출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점 낙수효과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달 26일 기준 신세계면세점을 방문한 고객들은 14만 명으로 집계됐지만, 남대문시장으로 유입된 수는 극히 드물었다는게 시장 상인들의 공통된 얘기다. 남대문주식회사 관계자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동안 백화점의 유입고객은 크게 늘었지만 시장 유입객 수는 평소대비 10% 정도 증가에 그쳤다"고 전했다. 신세계측은 지난해 남대문시장 부활을 공약을 내세웠다. 그만큼 남대문시장의 침체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2013년까지 최근 5년간 명동의 외국인 관광객 방문율이 10%포인트 높아진 반면, 남대문 시장은 오히려 16% 정도 떨어졌다. 2013년 기준으로 명동의 외국인 관광객 방문율은 72.8%에 이른 반면, 남대문시장은 32.8%에 그쳤다
31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인근에는 도로점용허가증을 붙인 노점들을 다수 모여있었다. 한 남대문시장 상인은 "시장에서 한 발자국만 더 가면 노점상들이 점거하고 있다"며 "남대문시장 소유의 토지가 아닌 탓에 규제도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당장 영향은 미미하지만 시장측은 면세점 효과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남대문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마케팅, 상품개발, 매장운영 등의 노하우도 제공하는 등의 부활책을 계획하고 있다. 남대문주식회사 관계자는 "면세점도 자리 잡을 시간이 필요하다"며 "야시장 프로젝트가 빠른 시일 내에 재추진된다면 개별 관광객들의 유입은 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일본인처럼 중국인들도 개별관광을 늘리게 되면 시장으로 유입되는 방문객 수는 보다 증가할 것"이라며 "최근 북창동 일대에 비즈니스 호텔이 많이 생기면서 저녁시간대를 중심으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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