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20년②]온라인 무한성장이 낳은 新인류…그들의 무한도전

이커머스 혁명의 트로이카 주목받는 온라인쇼핑 이색직업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올해로 스무살이 된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이 53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일등 공신들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20년의 세월동안 고객들과 함께 늙어가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 직군이 있는가 하면 태동한지 얼마 안 된 신생직군도 있다.

송혜련 GS샵 M토탈패션팀 차장

◆최저가 아닌 '최적가', 고객맞춤 상품기획자(MD)=송혜련 GS샵 M토탈패션팀 차장은 2003년부터 인터넷 상품기획(MD) 14년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현재 TV홈쇼핑 특성상 미처 전달하지 못한 제품 설명 등을 추가해 상품을 재구성한 뒤 온라인ㆍ모바일에서 재판매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송 차장은 "오픈마켓의 등장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소화하는 물량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며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기획부터 판매능력 등을 두루 갖춘 전문가가 필요해졌고, MD라는 직군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MD는 한 제품을 고객에게 판매하기까지 수천가지를 고려해야하는 사람이다. 짧은 시간 안에 고객에게 상품을 제안해야하기 때문에 카피 한 줄도 고심해서 선택한다. 송 차장은 "MD는 상품을 보는 눈, 기획 능력, 전략적 판매력 등이 종합적으로 갖춰져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능력은 각각의 고객에 맞는 눈높이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고객들도 변화했다. 과거 최저가에 무게를 두던 고객들의 구매패턴은 스마트폰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스토리와 소통으로 옮겨졌다. 송 차장은 "최근 2년새 고객들은 가격이 아니라 상품에 대한 스토리를 중시하는 경향을 띄고 있다"며 "SNS에 상품을 게시한 후 관련 설명을 듣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들이 변화하면서 MD의 필수능력도 추가됐다. 송 차장은 "최저가에서 벗어나 상품을 진정성 있게 보고, 고객들에게 진정성 있게 제안할 수 있는 MD가 필요하다"며 "고객별 스토리와 감성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MD"라고 말했다.

오대영 이베이코리아 글로벌 사업팀장

◆역직구맨, 한류쇼핑 배달의 기수=오대영 이베이코리아 글로벌 사업팀장은 역직구 시장 전문가다. 그는 전세계 100여개국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사이트 구축부터 운영, 배송 등 전반의 사항을 다루고 있다. 오 팀장은 "역직구 사업 중 가장 필요한 것은 인지도를 높이는 것과 물류작업"이라며 "인지도를 높이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SNS를 통한 마케팅과 인지도 향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오랜기간 신뢰감을 제공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접근법이고, 물류화의 경우 통제관리 노하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역직구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한류열풍이었다. 한국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해외 고객들의 유입이 증가한 것이다. 오 팀장은 "국가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도 높아졌다"며 "한국 상품을 한국 사이트에서 직접 사고 싶다는 니즈가 생겨나면서 직구 수요가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G마켓의 글로벌샵 매출은 2년 연속 30% 이상 증가,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40% 성장했다. 거래액 규모는 3000억원가량이다. 역직구사이트인 영문샵은 업계최초로 2006년에, 중문샵은 2013년에 오픈했다. 역직구시장의 발전가능성은 높다. 오 팀장은 "현재까지 온라인 시장이 국내 거래 위주로 확대됐지만, 향후에는 온라인 글로벌 성장세가 커질 것이다"며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오프라인 기업들도 온라인몰을 구축하는 등 온라인 조직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며 "온라인 거래액이 커지게 되면 글로벌 역량 및 노하우를 갖춘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영 쇼핑몰 민티크 모델

◆모델의 역할 리모델링 '스타일 도매상'=김민영 모델은 고등학교 2학년때 시작한 피팅모델을 발판삼아 온라인 쇼핑몰 민티크 운영자로 성장했으며, 현재는 모델 경력을 살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전문몰에서 모델의 역할은 고객들에게 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다. 김민영 씨는 '무형의 콘셉트인 스타일을 표현하는 존재'라고 쇼핑몰 모델을 정의했다. 그는 "화보 스타일의 모델 컷 등은 전문몰 및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콘텐츠로 소비되면서 모델의 역할이 커져 쇼핑몰 모델 직군이 더욱 주목받게 됐다"고 말했다.모델의 역할도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 전문몰이 한창 성수기였던 2009년에는 스튜디오 안에서 옷을 피팅하는 역할이 중심이었다. 현재는 고객에게 스타일을 전달하는 주요 매개체가 됐다. 김민영 씨는 "최근에는 자연스럽게 일상을 보여주면서 '이 장소에서는 이 스타일이 예쁘다'는 정보를 전달하는 게 전문몰 트렌드"라며 "브랜드 스타일을 SNS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역할로 확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층도 국내에서 해외로 확대됐다. 중국 고객들이 K-스타일을 추구하면서 한국인 피팅모델을 고용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경우도 흔한 사례다. 김민영 씨는 "단순히 상품을 홍보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스스로 마케팅을 할 정도로 모델 개인의 맨파워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진출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해외 각국에 맞는 특화된 모델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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