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4차전 투어챔피언십의 격전지, 전ㆍ후반 순서 바꾸고, 전장 78야드 늘려 '난코스'로 변신
이스트레이크골프장의 '시그니처홀' 9번홀 그린 전경.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78야드가 길어졌다."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PO) 최종 4차전' 투어챔피언십(총상금 850만 달러)의 격전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골프장(파70ㆍ7385야드)이 지난해와 크게 달라졌다. 전반과 후반의 배열을 바꿔 더욱 다이나믹한 코스로 변신했고, 이 과정에서 16, 17번홀(지난해 7, 8번홀)의 전장을 각각 20야드와 38야드씩 늘렸다. 막판 3개 홀에서 '장타(長打)'의 위력이 절실해졌다. 이스트레이크는 앞선 PO 3개 대회 개최지가 매년 이동하는 것과 달리 페덱스컵(PO)이 처음 도입된 2007년 이래 10년째 '마지막 30명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선수들에게는 그만큼 익숙하고 공략법 역시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셈이다. 화두는 '정타(正打)'였다. 4개의 파3홀 가운데 3개 홀 그린을 워터해저드가 엄호하고 있어 그린을 놓치면 곧바로 치명타를 얻어맞을 수 있어서다. 실제 2013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을 비롯해 2014년 빌리 호셸, 지난해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등 지난 3년간 우승자 모두 '정타(正打)의 대명사'다. 스텐손은 당시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률 1위, 호셸은 그린적중률 8위의 '송곳 아이언 샷'으로, 스피스는 평균 퍼팅 수 1위의 '짠물퍼팅'을 동력으로 삼았다. 그린을 정확하게 공략하거나 아니면 신기의 쇼트게임으로 스코어를 지켰다는 이야기다. 마지막 18번홀이 파3홀이라는 것도 독특했다. 전장이 무려 235야드, 그린 입구에는 깊은 벙커가 입을 벌려 변수로 작용했다. 짐 퓨릭(미국)의 2010년 '우승 벙커 샷'이 대표적이다.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시점에서 티 샷이 그린사이드 벙커에 들어갔지만 두번째 샷을 홀 1m 지점에 바짝 붙여 기어코 우승 파를 잡아냈고, 135만 달러의 우승상금에 1000만 달러의 보너스까지 '1135만 달러 잭팟'을 터뜨렸다.
이스트레이크골프장 마지막 승부처 18번홀(파5) 전경.
이번에는 그러나 순서에 변화가 생기면서 새로운 우승 공략법이 필요하게 됐다. 일단 코스 전장을 늘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파3홀을 정확하게 도모하는 '정타(正打)'에 '장타(長打)'를 가미해야 한다. PO 랭킹 1위로 출발하는 더스틴 존슨(미국)이 시즌 4승과 PO 챔프라는 '두 마리 토끼사냥'에 더욱 기대치를 부풀리는 이유다. 평균 314.2야드의 장타를 뿜어내면서도 평균타수 1위(69.17타)의 일관성을 자랑하고 있다.특히 16, 17번홀의 전장이 늘어나 최후의 승자가 결정되는 마지막 승부처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코스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난하다는 게 반갑다. 좌우로 약간씩 휘어지는 도그렉홀은 페어웨이를 벗어나도 러프가 깊지 않다. 존슨에게는 6번홀과 18번홀 등 파5홀이 2개 밖에 안된다는 게 오히려 아쉽다. 당연히 방심은 금물이다. 최근 5년간 우승 스코어는 8~13언더파에 불과했다. 1908년 개장해 1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이스트레이크가 바로 '구성(球聖)' 보비 존스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존스는 이스트레이크가 개장할 때부터 골프를 배웠고, 이후에도 애용해 아예 홈코스로 삼았다. 1930년 브리티시아마추어와 디오픈, US아마추어와 US오픈 등 4대 메이저를 석권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뒤 4개의 실물 사이즈 모형 우승컵을 전시하고 있고, 존스의 라커 역시 여전히 보존되고 있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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