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인프라 성능개선 토론회 열려…'학교 시설물 78% 내진성능 미달'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서울 지하철 1~4호선 구간 40%가 내진 성능을 갖추지 못하는 등 노후시설물의 유지 관리실태가 낙제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상호)은 국회 김현아 의원실과 함께 20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안전하고 스마트한 도시구축을 위한 노후인프라 성능개선' 토론회를 개최하고, 최근 경주 지진으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주요 인프라 시설 내진 설계 실태를 공개했다.이영환 건산연 연구본부장의 주제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현재 서울시 지하철 1∼4호선 총 연장의 약 40%(53.2km)가 내진성능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하철 1∼4호선 내진보강 사업비는 약 3220억원 추정되고 있는 데 중앙정부에 1050억원(약 33%)을 지원 요청해 오는 2020년까지 내진 보강 완료를 추진할 계획이다.이영환 본부장은 "지하철 1∼4호선의 일일 수송인원이 730만명, 연간 15억명에 달하는데 자칫 지진이라도 나면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완료 시점을 반드시 상당기간 단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 공공시설물의 내진보강률은 지난 2015년 현재 42.4%으로 추정됐다. 고속철도, 공공건축물, 고속철도, 학교시설 등 다중이용시설물의 내진보강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시설 총 2만131동 가운데 약 78%에 달하는 1만5653동이 법적 내진성능이 미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화 진행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학교시설 개ㆍ보수 예산은 해마다 감소해 어린이들이 위해 요소에 노출되고 있는데, 30년 이상 노후 학교시설은 2013년 현재 약 25%(840동)이고, 해마다 평균 72동씩 증가할 것이라는 게 건산연 측의 분석이다.하지만 학교 시설 노후 인프라 유지관리 및 성능 개선을 위한 예산은 지난 2013년 961억원이 투입되는 데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민간자본을 활용함으로써 체계적 인프라 관리에 성공한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건산연이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2015년 4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주요 공공시설 투자에 대해 57%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변해 국민들도 공공시설 유지관리 투자가 시급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아 의원은 "노후 인프라 문제를 일부 전문가들의 걱정거리가 아닌 전 국민의 관심사로 끌어올려 정부와 국회가 함께 대책을 마련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노후시설물 유지보수 관리 데이터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의 필요성과 예산 확보,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위한 범정부 컨트롤타워 구축이 화두가 됐다.박기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설물 장수명화와 관리를 위해서는 다양한 데이터가 필요한데 정부의 유지관리 인식이 미흡하다보니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10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환경에 있는 조건에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사업 전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이복남 서울대 교수는 "전문가들은 데이터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를, 정부는 예산 집행의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민간자본을 마중물 삼아 사업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김희수 국토교통부 기술정책과장은 "인프라 성능개선을 중심으로 종합적인 관리를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첨단 안전관리체계 연구개발 등을 통해 노후 시설물에 대해 체계적 관리와 지원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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