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민기자
▲한 제철소의 고로사진.[자료사진]
국책은행의 이같은 주장에 업계선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충분히 예상가능한 대안"이라며 환영하는 입장이 있는 반면, "다시 독점 체제로 회귀한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합병에 찬성하는 입장은 대형화를 통해 쓸데없는 경쟁을 줄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산업은 세계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산업"이라며 "기술력을 아무리 가지고 있다고 해도 작은 규모의 철강생산업체가 경쟁력있게 살아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지금의 경쟁체제는 자칫 치킨게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업체가 같이 있으면 국내 간 경쟁에 치우쳐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다"며 "무조건 풀가동해 싸게 파는 등 치킨게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 간 이해관계가 달라 반덤핑 등 수입재 대응에도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내 1~2위 업체의 합병이 현재 추진 중인 국내 철강산업 구조조정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설비를 무작정 줄이라는 현재의 구조조정 방식은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한 업계 실정에 맞지 않다"며 "생산설비를 한번 멈추면 되돌릴 수 없는데, 이는 고용불안 뿐 아니라 수요를 수입시장에 뺏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합병을 하면 생산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며 "후판 같은 경우도 무작정 설비를 줄이라는 현재의 구조조정 방식보다 업계 간 대화를 통해 조절을 할 수 있고, 시황이 좋아지면 즉각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선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합병을 통한 대형화가 글로벌 추세라고 하지만 중국, 일본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일본과 중국은 올해 들어 1위 철강사를 중심으로 합병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1위 신일철주금이 5위 일신제강을 합병했으며, 중국은 1위 보산철강이 우한강철을 흡수합병했다.업계 관계자는 "중국이나 일본은 고로사업자가 많아 합병을 했음에도 양강 체제가 이어지고 있어 문제가 없지만 국내는 합병 시 다시 독점이 돼 경쟁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 기업이 완전히 손을 뗀다는 전제가 있어야 합병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독과점 문제를 피할 수 있는 대안마련에 대한 고민도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