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럽중앙은행(ECB)이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시장이 크게 실망했다. 일각에서는 ECB의 이번 결정이 잇단 통화완화에 길들여진 시장에 대한 경고를 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CB는 8일(현지시간) 정례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제로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매달 800억유로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도 지속한다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정책위원들 사이에서 양적완화 연장 논의가 없었다"고 밝히는 등 예상보다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유럽과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30년물 국채 금리가 0.51%로 0.09%포인트 오르는 등 유럽 주요국 국채 가격도 일제히 떨어졌다. 미국 CNBC 방송은 드라기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의 합의문을 언급하면서 저성장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구조개혁과 재정확장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점을 상기했다. ECB의 국채 매입 규모가 1조유로를 넘어서면서 더 사들일 채권이 없다는 '채권 바닥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돈 풀기 만으로는 물가와 성장을 해결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드라기 총재가 분명하게 줬다는 해석이다. 오는 20~21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는 일본은행(BOJ)의 고민도 비슷하다. BOJ의 국채 매입 규모는 2013년 연 60조~70조 수준에서 2014년 10월에는 80조엔으로 늘어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발행 채권 중 BOJ의 보유 비율이 3분의 1까지 늘었다면서 국채 매입 프로그램이 올해 말께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했다.HSBC의 프레드릭 뉴먼 아시아 경제 리서치 대표는 "매입할 수 있는 자산이 준다는 것은 그만큼 BOJ가 현재의 완화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마이너스 금리 폭 확대 등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BOJ 안팎에서 일고 있는 마이너스 금리의 효과 논란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최근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에 대해 언급한 데 이어 8일 나카소 히로시 BOJ 부총재는 "마이너스 금리가 금융기관의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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