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경제계는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든든한 후원자였다. 기업들은 기본적인 의식주를 비롯해 기업 특성을 살린 다양한 지원으로 한국 선수단을 적극 내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은 올림픽에 출전한 국가 대표 선수들을 위해 경기력 향상을 위한 스마트 훈련 투자, 선수들의 심리까지 챙기는 등 섬세하면서도 '통 큰' 지원을 했다. ◆선수단복, 패션은 물론 '모기퇴치' 기능까지=선수단의 개·폐회식 정장을 맡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태국 마크를 본 딴 색깔과 전통 한복의 동정에서 영감을 얻은 단복을 제작해 포브스가 선정한 '베스트 5 단복'에 선정됐다. 코오롱은 야외에서 경기를 치르는 양궁·골프 선수들에게 자체 개발한 친환경 향균 모기 기피 소재 '모스락'을 적용한 선수복을 제공했다. 대한항공은 선수단이 입을 컨테이너 2대 분량의 의류를 무료로 수송했다.
◆리우 현지서 '집밥'을=삼성은 대한체육회와 함께 코리아하우스(한국 선수단 총괄지원센터) 내 급식지원센터를 마련, '집밥'같은 한식을 제공했다. 현대차는 인근 식당을 빌려 상파울루에서 한식 조리사를 초빙, 언제든지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또 한식 도시락을 만들어 경기장 및 선수촌으로 배달하는 등 다방면으로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현지 아파트 임대·리무진 트레일러를 개조해 휴식공간 마련=경기장에서 선수촌까지의 먼 이동 거리를 감안, 경기장 인근에 별도의 휴식공간을 마련해 준 기업들도 있다. SK는 펜싱 경기장 3분 거리에 40평 상당의 현지 아파트 1채를 임대해 오전 예선을 끝내고 아파트에 잠시 쉬었다 저녁 경기에 출전 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는 휴게실, 물리치료실, 샤워실을 갖춘 리무진 트레일러를 경기장 인근에 마련, 대회 기간 중 양궁 선수단의 컨디션이 최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삼양인터내셔널은 대한골프협회와 함께 골프 대회가 열리는 코스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아파트 두 채를 숙소로 마련했다.◆기업 특성 살린 기술·장비 지원도=양궁을 30여년간 후원해온 현대차는 리우 올림픽을 맞아 현대차 연구개발(R&D) 기술을 양궁 장비·훈련에 적용했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센터와 양궁협회는 협업을 통해 활 내부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활 비파괴 검사', 선수의 손에 꼭 맞는 '맞춤형 그립', 불량 화살 분류에 도움을 주는 '슈팅머신'을 통해 선수단의 준비를 도왔다. 10년 넘게 펜싱종목을 후원해 온 SK는 이번 올림픽을 대비해 영상분석관·의무 트레이너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코치진을 꾸렸다. 코치진 운영에 드는 예산만 연간 2억5000만원으로,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구입엔 3000만원을 투자했다. 또한 3D 모션 캡쳐 기술을 활용, 몸에 수십 개의 센서를 붙이고 훈련함으로써 움직임과 각도, 힘의 세기까지 면밀히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사격단을 운영하는 KT는 진종오 선수를 위해 스위스 총기회사 모리니와 함께 2년에 걸쳐 단 하나뿐인 권총을 준비했다. 또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탄을 구하기 위해 영국·독일·중국 등 실탄공장을 찾아 선수들에게 최적화된 실탄을 제공했다. 또 여자하키 대표팀을 위해 장비가격만 9000만원에 이르는 GPS센서 부착 유니폼을 지원했다. 국가대표 체조 선수단을 후원해 온 포스코는 대한체육회와 함께 런던 올림픽에 이어 초당 7만장을 찍는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분석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이 힘든 근육 움직임 파악, 착지 실패 원인을 찾아 개선하고 안정적인 기술이 가능토록 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이 외에 KT는 음악을 들으면서 운동을 하면 집중력 강화, 긴장 이완 등 운동효율이 증가한다는 점에 착안, 노스페이스와 함께 NFC 기술을 접목한 운동복을 개발해 선수단에 지원했다. 스마트폰을 NFC 태그가 부착된 운동복에 갖다 대면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해 선수들이 시합을 앞두고 마인드콘트롤을 하도록 했다. 한편 국내 주요 기업은 리우 올림픽 28개 종목 중 10개 스포츠 협회장사를 맡아 지난해 한해 예산의 1/3을(총 157억원) 부담하고, 국내 프로팀이 없는 육상·양궁·사격 등 14개 종목에 25개의 아마추어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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