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태권도 이대훈 동메달/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유진 인턴기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극적으로 동메달을 얻은 태권도 국가대표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이 "금메달만큼 값진 동메달을 가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19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68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랭킹 2위인 이대훈이 세계랭킹 1위 자우아드 아샵(벨기에)을 11-7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이날 이대훈은 1라운드를 득점 없이 끌고가다 1초를 남기고 아샵에게 왼발 머리 공격을 허용해 3점을 내줬다. 2라운드에서 더 움직임이 빨라진 이대훈은 3-3 균형을 맞췄고 곧바로 몸통을 차 4-3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바로 아샵에 한 점을 뺏긴 채 4-4 무승부로 끝이 나 경기의 긴장감을 한껏 높였다.3라운드는 그야말로 동메달 쟁탈전이었다. 1분 남짓 남았을 때 이대훈이 아샵을 코너로 몰아(경고 누적) 1점을 얻어 5-5를 만들었다. 하지만 벨기에의 챌린지가 받아들여지면서 4-5가 됐다.25초 남은 상황. 이대훈이 아샵의 얼굴을 공격해 7-5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이대훈은 왼쪽 무릎을 부딪혔는지 고통을 호소했다. 가슴 철렁한 위기 상황임에도 이대훈은 아픔을 꾹 눌러 참은 채 기어코 일어섰다.마음이 급해진 아샵은 이대훈을 코너로 몰았지만 오히려 이대훈이 다시 얼굴을 공격하면서 3점을 얻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벨기에 측은 지속적으로 챌린지 요청을 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대훈의 동메달이 확정됐다.이대훈은 태극기를 펼치고 절뚝거리며 경기장을 한 바퀴 돌았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이대훈은 "8강에서 졌지만 소중한 기회가 와서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동메달을 가져갈 수 있어서 기쁘다. 금메달만큼 값지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는 "다들 앞발을 들고 차니 경기가 지루하다는 말이 나온다. 바닥에서 치고 나와야 박진감 넘친다. 그래서 그렇게 차다가 상대가 들고 있는 발에 자주 부딪힌다. 심하진 않다"고 전했다.그는 "기다리면서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해줬다. 어쩌면 저보다 더 많이 속상해하셨다. 저도 속상하지만 그런 척 안 하고 괜찮은 척하려고 했다"며 "주위에서 속상해 하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앞서 8강전에서 패배를 인정하고 상대 선수의 손을 번쩍 들어준 것이 화제가 된 데 대해 이대훈은 "승자가 나타났을 때 패자가 인정 못하면 승자도 기쁨이 덜하고 패자가 인정하면 승자도 더 편하게 다음 경기를 잘 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이어 "이번 올림픽을 통해 더 성숙해졌다. 응원해 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겠다. 태권도 선수 이대훈으로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있게 마무리 인사를 했다.정유진 인턴기자 icamdyj71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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