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이정현호 출항] '대통령에 맞서면 여당의원 자격 없다', '더 이상 봉숭아 학당은 안 된다'

"대통령은 우리의 대표, 대통령과 정부에 맞서는 건 정의가 아니다",전당대회에서 완패한 비박계 긴장"최고위원은 언론에 공개발언 하지 말라",공식회의에선 당대표와 원내대표만 발언[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가 취임 첫날부터 구설 (口舌)에 오르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최고위원 발언은 봉숭아 학당?= 10일 오전 이정현호(號)가 출항과 함께 최고위원들의 입단속에 들어가자 논란이 불거졌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 공식회의 모두발언에서 당대표와 원내대표 발언만 언론에 공개하고 나머지 최고위원들의 발언은 추후 취합해 공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지시가 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반발이 심해졌다. 9명의 당 지도부 중 8명, 5명의 당 최고위원 가운데 4명이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가운데 당내 소수의견이 묵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 측은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 더 이상 봉숭아 학당은 안 된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최고위원회의 등에선 모두발언을 통해 참석자들이 정책 이슈에 대해 각자 언론에 메시지를 전해왔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대통령에 맞서면 여당 의원 자격이 없다?= 구설은 당사를 찾은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면담에서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여당 사람들은 여당의 존재 이유, 여당이 뭔지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라는 사람을 여당 내부에서 내세운 거지, 대통령 따로 소속의원 따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아예 "대통령과 맞서고 정부와 맞서는 게 마치 정의이고 그게 전부 다인 것처럼 인식하면 여당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이는 새누리당의 8·9 전당대회에서 완패한 비박계에는 선전포고나 다름 없었다. 민생투어에 나섰던 비박계 수장 김무성 전 대표는 행보 도중 곳곳에서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당권을 장악한 친박계 의원 상당수는 김 전 대표를 당 윤리위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발언은 앞으로 여당 내에는 친박계 외에 계파가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대표가 주장해온 "계파 청산" "무계파"라는 목소리가 자칫 친박 정치로 귀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비박계 의원실 관계자는 "박 대통령에게 직언하다 공천에서 탈락한 뒤 복당한 유승민 의원 등 당내 소장파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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